내천못재에서 옥전고분군으로 가기 위해 황강을 건너 달린다. 합천호에서 흘러내려와 낙동강과 만나는 황강은 평온하면서 아늑한 매력이 있다.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에 합천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물관 뒤편으로 옥전고분군이 펼쳐지는데,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면 옥전고분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달 17일 한국의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경사가 있었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고성군 송학동고분군, 합천군 옥전고분군, 경북 고령군 지산동고분군, 전남 남원시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모두 7곳이다. 경사스러움의 여운이 현장에 남아 있다. 박물관 입구와 주변 마을 곳곳에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합천박물관 본관 1층(다라문화실)과 2층(다라역사실)에서 상설 전시 중이다. 먼저 다라문화실 입구에는 다라국의 모습을 재현한 미니어처 마을이 조성돼 있다. 황강의 물길을 이용해 교역품을 나르는 모습, 구슬을 가공하는 다라국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후기가야를 이끈 대가야연맹체 중 하나인 다라국은 구슬 가공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분군의 이름 옥전(玉田)은 구슬밭이란 뜻으로, 예부터 이 지역에 구슬이 많이 나왔다. 옥전 M호분에서는 2000개가 넘는 구슬이 발견되기도 했다. 옥전고분군 유물 중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굽다리접시나 투구·갑옷, 말머리가리개뿐만 아니라 말방울, 오리모양토기 같은 이색 유물도 눈에 띈다. 말방울에는 귀신얼굴 문양이 새겨져 있고, 오리모양토기에는 죽은 이가 편안히 저승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