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동안 쉬고 다음 경기를 했는데, 우리 팀에 ‘골무원’이 있었어. 나처럼 혼자 온 그 사람 말이야. 첫 경기에는 수비랑 골키퍼를 해서 몰랐는데, 공격으로 올라가니까 알아서 다 넣더라고~!!ㅋㅋ 패스 찔러줬다 하면 골 넣으니까 쉽게 이겼지. 완전 흐름 타서 그대로 2연승 하고 경기장 나오는데 기분 좋더라. 그런데 궁금하지 않아? 평일 낮에도 이렇게 열심히 풋살을 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물어보니까 같은 대학 선후배 4명은 전부 20대였어. 제일 나이 많은 선배도 나보단 어리더라고. 골무원 친구도 20대 대학생이고. 골무원이 그러는데 그 친구 팀도 주말에만 경기를 한대. 그런데 이런 매칭 플랫폼을 통하면 평일 낮이든 저녁이든 원하는 때에 풋살을 할 수 있으니까 너무 편하지. 아 그리고 실력 떨어지는 건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나 완전 패스 사망꾼이었는데 실수할 때마다 팀원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파이팅’ 해주니까 덜 민망했어. 다들 매너가 좋더라고. 그리고 포지션도 계속 바꾸니까 여러 자리에서 뛸 수 있었고. 파울하거나 부딪혀서 넘어지면 공 멈추고 일단 사과부터 하는 것도 좋았어. 서로 초면이라 그런지 나도 동호회 경기 뛸 때보다 예의 차리게 되더라. 플랫폼도 나름 대책이 있었어. 플레이를 거칠게 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면 이용 못하게 하는 거지. 참가자가 직접 다른 사람을 신고할 수도 있고. 그렇게 벌점이 쌓이는 비매너 이용자는 자동으로 걸러지는 거야. 실력 따라서 뛸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아. 내가 뛴 경기는 ‘아마추어’ 레벨이었는데, 다들 나보단 잘하더라고. 나처럼 한 명 제치는 것도 힘든 초보자면 ‘비기너’ 남자 매치 뛰는게 나을 거야. 반대로 수비 두 명쯤은 쉽게 제치는 실력자면 ‘세미프로’ 매치로 가서 제대로 붙어볼 수 있고.
요새 ‘골때녀’ 덕분에 여자들도 공을 많이 차잖아. 혼성 매치도 있고, 여성만 참가할 수 있는 매치도 있는데, 보니까 여성 전용 경기는 주로 주말에만 열리더라고. 경쟁률이 높으니까 신청하려면 서둘러야 돼. 내가 체험한 건 플랩풋볼인데, 다른 소셜 매치 플랫폼도 좀 있어. ‘뚜잇’이라고 한국풋살연맹(KFL) 공식 앱도 있고, ‘아이엠그라운드’, ‘매치업’, ‘풋볼그라운드’ 뭐 많더라. 근데 문제는 이런 건 경기가 대부분 수도권에서만 열려. 부산권에선 쓰기가 어렵다고. 우리 팀 골무원한테 추천 받은 건 ‘어반풋볼’이야. 사상, 기장, 양산 등등 부산경남에서 쓰기에 좋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들어가보니까 인터페이스도 그렇고 예약방식이나 가격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플랩풋볼이랑 비슷한데, 경기 장소가 다 부산경남 위주야. 그러니까 플랩풋볼이랑 어반풋볼만 있으면 부산에서도 얼마든지 ‘혼풋’(혼자 풋살) 할 수 있는거지. 아직도 혼자 뛰는게 걱정돼? 내가 팀원들한테 물어봤는데, 평소에도 혼자 풋살하러 오는 사람이 꽤 많대. 당연하지. 애초에 그러라고 만든 플랫폼이니까. 실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주눅 들 필요도 없어. 매너도 있고, ‘즐겜’(즐거운 게임) 분위기라 눈치 안 봐도 되거든. 실력도 없고 붙임성도 없는 내가 재밌게 했으니까 말 다했지. 자빠져 있으면 뭐해. 이번 주말에 ‘혼풋’ 한 번 도전해보라고. 어때? 재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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