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망의 투움바 파스타! 내가 사실 이거 때문에 왔거든~ 마침 선생님 말로는 이게 아웃백에서 파는 투움바 파스타랑 제조법이 똑같대. 대박이지?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치킨스톡을 안 넣고도 맛을 낼 거라는 거지. 정확히는 선생님이 내는 거긴 한데…. 아무튼 투움바 파스타는 준비가 좀 필요해. 생크림에 진간장 한 스푼이랑 잔파를 썰어 넣은 걸 냉장고에 3시간 숙성시켜야 돼. 소스를 그렇게 준비했으면 양송이랑 양파를 슬라이스로 썰고, 새우 등에는 칼집을 내. 멍청하게 삼겹살 칼집 내듯이 가로로 여러 번 내지 말고, 세로로 한번 싹 내란 말이야. 그렇게 하면 새우가 익으면서 등이 양옆으로 갈라지는데, 모양도 이쁘고 소스도 잘 밴다 이거야. 케첩이랑 고춧가루도 있어야 된다. 다 준비됐으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 양파, 버섯, 새우를 익혀. 그 다음엔 고춧가루랑 케첩을 넣는데, 케첩은 잘 타니까 센 불을 쓰면 안 돼. 이렇게 하면 소스는 벌써 얼추 완성됐어. 면은 8분 정도 삶는데, 나 여기서 또 꿀팁 배웠잖아. 파스타 면은 미리 많이 삶아놨다가, 올리브유를 바른 다음 식히고 소분해서 냉장 보관해도 돼. 이걸 몰라서 그동안 나는 파스타 할 때 소스 만들면서 면도 삶느라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를 쳤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지. 음식점에서 파스타가 빨리 나오는 것도 이렇게 소분해 둔 걸 쓰기 때문이라네. 그동안 유튜브에서 알리오 올리오 해먹는 영상 많이 찾아봤는데 이런 팁은 여기서 처음 들었잖아~ 그렇게 쌤이 만든 투움바 파스타 먹어봤는데 정말 아웃백에서 먹던 그 맛이 나. 향도 맛도 너무 좋아.
여기까지 하면 수업 끝. 이날 배운 요리들은 다 집에서 해먹기도 좋지만, 손님 대접에 딱이야. 적당히 있어 보이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수업 듣기 잘했다 싶었어. 이제 내가 쿠킹클래스 추천하는 이유를 말해주지. 요새는 유튜브로도 요리법을 다 배울 수 있지만, 쿠킹클래스는 현장에서 바로바로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는 게 좋아. 이날 수업은 한 3시간 정도 했거든? 쌤 말로는 평소보다 오래 걸렸대. 내 생각엔 수강생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어. 무슨 말이냐면, 수프 요리를 할 때 누가 생크림은 어떤 걸 써야 되느냐고 물어보니까 쌤이 유통기한 길고 농도 조절이 비교적 쉬운 식물성 크림이 좋다고 하시면서 브랜드도 소개해줬어. 당연히 PPL은 아니고ㅋㅋㅋㅋ 요리 과정을 실제로 눈으로 보고, 맛도 좋으니까 너나 할 거 없이 추천 재료나 꿀팁들을 메모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게 좋았어. 재료별 특징이나 여러 재료를 활용해서 응용하는 법은 물론이고 나 같은 초보들 보라고 계량법 같은 기초적인 것도 알려주시더라고. 이날 온 수강생은 총 7명이었는데 나만 남자였거든. 수업 끝나고 커피랑 음료를 마시면서 얘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쌤이 잠시 자리 비웠을 때 다들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좋았다고들 하시더라. 사실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었어 ㅋㅋㅋ 수업 분위기가 워낙 좋았거든. 같이 온 딸이랑 엄마가 있었는데, 이 분들은 너무 좋았다면서 쌤한테 자꾸 고개 숙여서 인사하고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까지 했어.
또 다른 분은 부산여성회관에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딴 분인데, 여성회관도 좋지만 이날 클래스도 배울 게 많아서 만족스러웠다고 하셨어. 내친 김에 부산여성회관 클래스는 어떤 식이냐고 여쭤봤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요리 학원처럼 배울 수 있고 3개월에 22만 원만 내면 된대. 남자 수강생도 한두 명씩 있었다고 하네. 이제 수업 끝나고 한숨 돌리고 있는 우리 박건옥(48) 쌤 차례. 아까도 말했지만 쌤은 개인클래스 여신 지는 1년이 채 안 됐다고 해. 그래도 잘 가르치셔서 그런지 재수강률이 높고, 빨리 다음 강의 일정 알려 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고 하시네 ㅋㅋㅋ 가끔 공공기관 출강도 가시고, 심지어 타지에서 수업 들으러 오신 분도 있었대. 성비 같은 경우 절대다수가 여성이긴 하지만 토요일이나 평일 저녁에 남성 수강생도 가끔 온다고 하네. 남자들도 요리해야 하는 시대인 거 알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배 곯지 않고 세 끼 꼬박 챙겨 먹고 싶으면 지금 배워 놓으란 말이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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