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하고 있는 지금 '어디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될 텐데'하고 걱정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이런 가운데 상급병원으로 옮겨진 응급환자가 무사히 치료를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 34분 부산의 한 종합병원의 호흡기내과 의사가 폐렴으로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 A(69) 씨의 상태가 좋지 않자 동아대병원에 전원을 요청했습니다. A 씨의 상태가 위중해 동아대병원까지 단순 이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동아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가서 A 씨에게 에크모를 삽입한 후 무사히 이송했습니다. 에크모 치료를 위해서는 장비와 시술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데, 보통 상급종합병원 정도만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아대 병원 측은 "마침 우리 병원이 여건이 돼 전원을 결정했을 뿐이다"라며 "일부러 환자를 안 보려고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운이 좋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대전에서 80대 여성이 응급실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후 구급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지난 1일에는 충북 보은에서 3세 여아가 상급병원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다치지 말아야 한다'는 걱정이 기우가 아닌 근거들입니다. 의료계와 정부는 이를 엄중히 받아들여 하루빨리 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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