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 학원가는 새벽시간 '긴 대기줄'로 유명합니다. 이른바 ‘일타강사(인기가 많아 수강신청이 첫 번째로 마감되는 강사)’로 불리는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한 행렬입니다. 학생 대신 줄을 서주는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을 지경입니다. 지역의 청년들은 일타강사는 언감생심이고, 다닐 학원마저 찾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강의가 늘어난 데다 청년 탈부산 현상이 심해지면서 부산의 대형 오프라인 학원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20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중구 광복동의 한 대형 어학원이 곧 서면점으로 통합 운영될 예정입니다. 부산대 인근의 또 다른 대형 어학원도 폐원을 준비 중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부산에 브랜드가 있는 대형 어학원이 10곳이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알려진 대형 어학원 중 살아남은 곳은 약 3곳뿐입니다. 청년이 떠나니 학원이 문을 닫고, 남아있는 청년들은 취업인프라 부족으로 다시 부산을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고사하고 스펙을 쌓을 학원조차 없는 지방의 씁쓸한 민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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