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야구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예년 '봄데'의 성적도 나오지 않는 시즌 초반 자이언츠의 분위기가 마음에 걸려 평소 산행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일찌감치 예약을 잡았습니다. 예약을 잡을 때만 해도 중위권 성적 이었기에 별 기대 없이 응원이나 하자는 마음이 컸는데 지난주 단 1패도 없이 승승장구하더니 토요일에는 선두팀을 턱밑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었습니다.
야구가 뭐기에, 시즌 중 많은 부산 사람들의 심기에 자이언츠 승패가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코로나 한참 전에 찾아보고 거의 4~5년 만에 찾은 경기장은 마침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석이 꽉찼습니다. 한적한 야구장을 떠올렸던 예매 당시의 구상과는 완전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현장 매표를 시도하려던 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여야 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자이언츠가 공격할 때는 정말 쉴 새 없이 응원가가 흘러 나왔습니다. 정신 없을 만도 한데, 선수들의 기막힌 플레이가 이어지니 관중들은 하나같이 덩달아 흥이 났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상대 선발 투수의 공을 자이언츠 선수들은 두려움 없이 휘둘러 곧잘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상대 선발 투수를 빨리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고, 계투진의 실수와 행운도 겹치며 5대 3 승리를 따냈습니다. 자이언츠는 13년 만의 8연승을 달리며 11년 만에 리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경기 후 야구장 주변 상가도 들썩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친구, 가족들과 어울려 가라앉지 않는 흥분을 나눴습니다. 사직동 주변 상권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있지요. 이번 주는 롯데 다음으로 나란히 5연승 가도를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아·삼성과의 6연전이 펼쳐집니다. 선발진이 좀 더 분발해 피로해진 계투진의 어깨에 지워진 짐을 나눠 지면 성적도 분명 잘 나올 겁니다.
이 야구 경기 이틀 전 영도 청학동에서는 1.7t 어망실에 치여 10살 A 양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사가 있는 스쿨존에 불법 주차한 채 하역 작업을 하던 트럭에서 대형 어망실타래가 굴러 떨어져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해당 학교에서는 1년 전 불법 주정차와 과속 단속을 요청하는 공문을 구청과 경찰에 보냈지만 단속도 이뤄지지 않았고, CCTV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스쿨존 교통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디다면, 단속과 CCTV 설치라도 우선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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