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은 건국 이래 최대 참사로 기록된 삼풍백화점 붕괴 28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사고 당시 건물 전체가 내려앉은 처참한 광경은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약 1500명의 사상자 중 사망자 수 502명은 전 세계 건물 붕괴 사고 가운데 11위 기록이다. 부실 설계와 시공, 무리한 증축과 불법 확장, 인허가 관청의 부정부패, 건설업계의 비리, 경영진의 안일한 대응 등 총체적 과실의 결정판. 한국인에게는 영원한 트라우마로 남은 참사다. 여기에는 삼풍백화점에 적용된 무량판 공법의 부실도 한몫했다. 설계대로라면 기둥과 천장 사이에 하중 전달을 보조하는 지판이 하나 더 설치돼 기둥 철근과 수평 철근이 잘 연결됐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판 두께가 불충분했다. 일부 기둥은 아예 지판 자체가 없어 기둥과 천장의 철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상판의 수평 철근 끝부분도 ㄴ자의 갈고리 형태로 시공돼 상판 침하에 따른 연쇄 붕괴를 막는 제동장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양이 아니라 그냥 평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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