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던 태풍 카눈이 몇 차례 극적인 방향 전환을 하더니 결국 한반도를 겨냥해 북상한다고 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불과 2주 전까지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이 피해를 입었던 탓에 아직 복구도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곳곳에서 목격하는 재난은 미래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에 비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뉴욕매거진 부편집장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최근 출간된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한 말입니다. 태풍은 유례 없이 뜨거워진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어 갈수록 강력하고,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이번 태풍 카눈은 한반도 중간을 가로질러 북상하기에 전국 거의 모든 지역이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들어갑니다. 북상 속도도 갈수록 느려지는 분위기여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강풍과 폭우에 모두 철저히 대비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부터 시작해, 지난달 폭우 사태 때 차단 실패로 충북 오송 지하차도에서 14명이 숨졌고, 세계 잼버리 대회도 결국 파행 운영되었습니다. 대형 국제행사 운영부터 각종 재난에 대한 정부 대처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번 만큼은 오명을 벗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재난 대처 당국의 무능은 결국 시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시민 각자의 대처도 중요합니다. 배수구와 낙하 위험물은 다음 태풍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점검을 해둬야 겠습니다. 갈수록 드세지는 자연의 경고는 우리에게 좀 더 근원적인 행동과 실천을 촉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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