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설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허구입니다. 그래서 소설은 그럴듯하지만, 실제 현실은 아닙니다. 여기 소설 같기도 하고, 현실 같기도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멸에 이르기 십상인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우울한 자화상'을 그린 부산 소설가 김옥숙의 네 번째 장편 <배달의 천국>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리 시대를 꿰뚫는 실감 소설입니다. 적가의 남편은 28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지만, 최근 배달도 접고 식당도 결국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업장 장사'로는 막막하니 '배달 장사'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22년부터라고 합니다. 당시 우리 사회는 비대면 사회로 급속하게 내달리고 있던 상황입니다. 배달 앱을 통해 자행되는 '별점 테러'도 소설의 중심 소재입니다.
익명에 숨어 자행하는 폭력인데요. 소설 속의 은둔자는 현실에서는 배달 음식과 게임 중독에 빠진 '루저'이지만, 배달 앱에서는 왕이나 신처럼 군림하면서 마약 같은 진정제인 '악플'을 남용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고객과 업주가 별점 테러와 방어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정작 팔짱을 낀 채 이득을 보는 놈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앱 운영자입니다. 이런 거대 악을 방치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 국가'라고 소설은 그려냅니다.
소설 같지 않은 현실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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