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벚꽃…저기는 진달래꽃… 여러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는 봄이에요~. 사진 찍기 딱 좋은 날씨다 이거야. 이럴 때 SNS에 올릴 ‘인생샷’ 하나 남겨야 하지 않겠어? 아 아 문제가 있네. 그쪽도 나처럼 혼자 다니는 거 좋아하시는구만? 그러면 요트에서 그럴듯한 사진 한 장 건져 보는 건 어때. 생뚱맞게 웬 요트냐고? 내가 최근에 광안리에 가봤는데, 바다 여기저기에 요트가 떠 있더라고. 재밌겠다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아요. 문제는 혼자 타도 괜찮냐는 거지. 나는 지금까지 요트를 두 번 타봤는데, 혼자서 타본 적은 없단 말이야. 그런데 리뷰를 좀 찾아보니까 요새는 혼자 타는 사람도 꽤 있고, 요트 직원이 사진도 잘 찍어준다네. 그럼 문제 될 거 없지~고고! 본격적으로 예약을 해보려고 포털사이트에 ‘부산 요트’를 검색해봤는데, 업체가 너무 많아. 몇 군데 눈이 빠지게 살펴봤는데 리뷰도 다 비슷비슷하고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광고 빼고 상위권에 노출된 곳으로 예약했어. 기자라고 미리 얘기하면 평소랑 다르게 대할 수도 있으니까 철저히 ‘일반인 코스프레’했어. 광고 기사가 아니다 이 말씀이야. 예약 방법은 업체마다 다를 수 있는데, 내가 이용한 ‘OO보트’를 기준으로 얘기해줄게. 일단 내가 요트를 타고 싶은 시간대에 예약이 가능한지 전화로 문의부터 해야 돼. 나는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서 평일 저녁 6시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했어. 그렇게 했더니 가격은 2만 5000원 정도 되더라고. 주말 저녁이면 1만 원 정도 더 비싸. 그렇게 예약한 일정대로 결제까지 하고 나면 예약이 확정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찾아오는 길이랑 환불규정도 안내해주니까 잘 읽어보라고. 지각하거나 ‘노쇼’하면 환불 안 해준대. 예약 당일에도 배 타는 위치를 구체적으로 안내해주는 메시지를 보내줘. 수영만요트경기장으로 가야 하는데, 해운대 쪽이라 교통이 혼잡할 수 있으니까 지각하지 않도록 시간 계획을 미리 잘 세우고 가란 말야~
나는 여유 있게 한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어. 요트는 근사하더라. 1, 2층으로 나뉘었는데 1층엔 큰 방이 있어서 짐을 보관하거나 쉴 수 있어. 방 안에 CCTV가 있다고 해서 마음 편히 가방 던져 놓고 구경해봤지. 선미 쪽으로 가보니까 아이파크 건물이 정면에 보이고, 나보다 먼저 온 커플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어. 내가 풍경을 보면서 멍청하게 서 있으니까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면서 먼저 다가오더라고. 포즈 몇 개 취하면 알아서 찍어주니까 눈치 보지 말고 이때 열심히 폼 잡아야 돼. 아 참, 배에 탔으니 구명조끼는 당연히 착용해야 하지만, 사진 촬영 때는 잠시 벗어둘 수 있어. 주변을 보면서 좀 기다렸더니 다른 손님들도 도착했어. 젊은 커플 세 쌍에 3인 가족 한 명, 그리고 나까지 총 10명이더라. 출항 시간이 되면 직원이 주의사항 몇 가지 안내해주고 바로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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