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은 제목 그대로 스턴트맨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영화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턴트맨인 콜트(라이언 고슬링)가 촬영 중 추락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추락을 계기로 콜트의 인생도 추락합니다. 몸보다 마음을 더 크게 다친 콜트는 자책감과 실의에 빠져 영화의 원제인 ‘The Fall Guy’가 되고 맙니다. ‘fall guy’는 문자 그대로는 ‘추락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희생양’ ‘얼간이’ ‘패배자’ 등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관용어이기도 합니다. ‘패배자 마인드’에 빠진 콜트는 그 길로 업계에서 잠적합니다. 심지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연인 조디(에밀리 블런트)와 ‘잠수 이별’을 하고는 후회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콜트에게 조디와 재회할 기회가 생깁니다. 영화감독이 된 조디의 밑에서 스턴트맨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멜로 영화 같은 재회를 기대한 콜트. 그러나 잠수 이별을 당했던 조디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디 영화의 주연배우 톰(애런 존슨)이 행방불명되고, 그를 찾아 나선 콜트는 예상치 못한 곤경에 빠집니다. 영화는 액션과 로맨틱·코미디 사이에서 외줄을 타며 독특한 재미를 구현합니다. 균형은 액션 쪽으로 좀 더 기울긴 했습니다. 콜트가 톰을 찾는 과정에서 생기는 돌발상황들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는데, 그 수준이 상당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스턴트맨 출신이자 액션 연출 전문가입니다. ‘존 윅’(2015), ‘아토믹 블론드’(2017), ‘데드풀2’(2018), ‘분노의 질주: 홉스&쇼’(2019), ‘노바디’(2021), ‘불릿 트레인’(2022) 등 액션 영화 마니아라면 모를 수가 없는 수작을 연거푸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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