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닷컴 조경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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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로 나만의 소품 만들고, 내 안의 잡념은 날리고 [혼잘알]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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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혼자 있는 게 더 좋아요.” 국민예능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남긴 ‘혼자놀기’ 어록은 내향인들의 공감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사람과 친해지지 않아도, 나 홀로 재밌게 놀러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이왕이면 친근하고 익숙한 '츤데레 스타일 명수체’로 전해드립니다! 잠깐만 ‘반모’(반말모드)할 테니, 화내지 마시길~.
어우 더워~ 진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됐네. 이렇게 덥고 비 올 때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거든~. 그게 바로 ‘라탄 공예’다 이 말씀이야. 라탄은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등나무인데, 이 등나무 줄기를 엮어서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게 라탄 공예야. 라탄으로 만든 공예품은 열대지방 느낌을 물씬 풍겨서 여름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기에도 딱이지. 부산에도 라탄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여럿 있어. 나는 그중에서 포털사이트 리뷰가 많은 업체 한 곳을 고르고, 귀여워 보이는 ‘도토리 바구니’를 만들어 보는 원데이클래스 예약을 했지. 자세히 살펴보니까 여기 선생님은 학교나 기관으로 출강도 자주 하시더라고. 경력이 오래된 선생님한테 배운 것들을 한번 얘기해 볼게. 지난 1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한 라탄 공방에 도착했어. 문을 열자마자 나무로 된 인테리어와 라탄으로 만든 소품이 즐비해서 열대 지방에 놀러 온 기분이 들 정도였어. 평일 낮이라 수업을 받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일대일 코치를 받을 수 있었지~. 한국라탄공예협회(KRCA) 라탄공예지도사 1, 2, 3급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임 선생님이랑 같이 바구니 만들기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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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는 초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거라 어려운 밑 작업은 선생님이 미리 해두셨더라고. 가장 어렵다는 바닥 짜기는 이미 되어 있었고, 내가 해야 할 작업은 환심을 차근차근 엮는 ‘막엮기’야. 환심은 등나무 줄기에서 껍질을 제거한 얇고 긴 알맹이를 뜻하는데, 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해. 굵기는 1~7mm로 다양한데, 작은 소품들은 주로 2mm 굵기를 써. 라탄공예에서 사용하는 환심은 비교적 튼튼한 날대와 부드럽고 잘 휘어지는 사릿대로 구분돼. 날대는 작품의 기둥이자 뼈대이고, 사릿대는 날대 사이를 엮어 가며 면을 만드는 재료야. ‘막엮기’는 사릿대를 위 1줄, 아래 1줄로 서로 번갈아 가며 엮는 공예 기법인데, 쉽게 말해서 가로줄과 세로줄을 엮는 직조 방식이라고 보면 돼. 단순 작업이지만 처음엔 쉽지 않아. 공예와는 거리가 먼 ‘똥손’이라 날대와 사릿대가 꼬이고, 내 손도 꼬이고…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도 꼬였어. 하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천천히 엮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손에 익었고, 익숙해지니 자연스레 속도도 났어. 평면으로 바닥을 확장해 나간 뒤에는 벽면을 만들기 위해 날대를 위쪽으로 구부려가면서 완만한 곡선을 만들어야 돼. 곡률이 적당해야 예쁜 모양이 나올 수 있으니 틈틈이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똥손이라고 밑밥을 깔아 놓아서 그런지 선생님이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어. 날대를 하나씩 교차해가며 사릿대를 엮어야 하는데, 중간에 하나를 건너뛰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하네. 성격이 차분한 것 같다면서 잘하는 편이라고 하셨지. 어쩌면 나는 금손이었을지도…? 그런데 으쓱해진 지 몇 분 만에 하나를 건너뛰는 실수를 했네. 바로 발견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실컷 엮어 놓은 사릿대를 실수한 부분까지 풀어야 할 뻔했어.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물론 나 같은 ‘똥손’이라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선생님이 옆에서 수시로 보면서 도와주시기 때문에 완성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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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mm 굵기 사릿대를 어느 정도 엮고 난 뒤에 중간 부분은 5mm짜리 사릿대로 작업했어. 면적이 넓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옆면을 채울 수 있고, 모양이 단조로워지지 않는 효과도 있었어. 그 다음에는 다시 2mm 사릿대로 작업하고, 바구니 주둥이 부분은 둥글게 말아서 마무리했지.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바구니를 완성하고 나면 뚜껑을 만들 차례. 여기선 선생님이 직접 커피로 염색한 환심을 사용했어. 손에 묻을 수도 있어 여기부터는 얇은 장갑을 끼고 작업했어. 처음 바구니를 만들 때처럼 기본적인 바닥 면은 선생님이 만든 상태고, 여기서 다시 날대로 막엮기를 이어 가면 끝~. 마무리 작업 방식은 공방마다 다른데, 이 공방에선 나무 도마 코팅에 주로 사용하는 미네랄 오일을 살짝 도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어. 오일을 꼼꼼히 바르고 기름종이로 닦아 내면 나만의 도토리 바구니 완성이야. 이렇게 마무리 작업까지 하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됐어. 오일 마감 방식은 바니시(페인트 코팅)에 비해 색감이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요즘 같은 장마철엔 습기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 주는 게 좋대. 너무 구석지거나 습기 있는 곳, 바닥 등에 놓지 말고 햇볕이 쨍할 때 한 번 바짝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또 1년에 한 번 오일링을 해주는 게 정석인데, 평소 사람 손때를 많이 타면 그것 자체로도 오일링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만들어 놓고 방치하지 말고 열심히 사용하라고~. 처음으로 해 본 라탄 공예의 장점은 잡념이 사라진다는 거야. 뜨개질을 하듯 안팎을 구분해 가며 사릿대를 엮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으면 온갖 근심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어. 게다가 예쁘고 유용한 소품까지 생기니 실용적이면서도 성취감을 얻을 수 있더라고. 직접 만든 공예품이니 애정이 가는 것도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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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는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남성들도 꽤 많이 즐기는 취미야. 선생님도 처음엔 예상과 달리 남자들이 종종 찾아오길래 당황했는데, 경력을 꽤 쌓고 나서는 익숙해졌다고 해. 혼자는 물론이고 남성들끼리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네. 가장 최근에 찾아온 남자 손님은 라탄 공예품 특유의 색감에 빠져들면서 입문하게 됐대.
라탄 공예를 꼭 원데이 클래스로만 즐겨야 하는 건 당연히 아니야. 취미반이 있으니 학원처럼 등록해서 정기적으로 다닐 수도 있고, 집에서 혼자 독학하는 방법도 있어. 소분해서 판매하는 라탄 환심을 구입해서 관련 도서나 인터넷 자료를 보고 직접 만들어 보는 거지. 처음부터 혼자 만드는 건 웬만한 금손이 아닌 이상 힘들 테니, 먼저 공방에서 몇 번 체험해 보고 감을 잡아 보는 걸 추천해. 라탄 소품은 명품 취급도 받고 있어.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명품 라탄백’도 고가에 팔리고 있거든. 그런데 내가 직접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야 말로 명품 아니겠어? 취미 삼아 명품 만들기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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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진 미술 한 상을 대접받은 기분이다. 그야말로 산해진미가 다 들어가 아쉬움이 없는 상이었다.” 지난 2일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만난 젊은 커플은 굉장히 행복한 얼굴이었다. 이날 개막한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을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 전시가 부산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개막을 기다렸단다.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전시를 빨리 보겠다는 마음으로 첫날부터 전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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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으로 유명한 아르떼뮤지엄이 19일 부산 개관을 앞두고 18일까지 사전 예매 이벤트를 진행한다. 전세계 8번째 지점인 아르떼뮤지엄 부산점은 부산 영도구 해양로 247번길 29에 1700평 규모 상설 전시관으로 준비됐다. 부산의 여러 자연과 문화 요소를 모티브로 ‘순환(CIRCLE)’이라는 주제로 19개의 작품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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