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울버린’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다른 세계관과의 충돌입니다.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의 세계관과 캐릭터가 무더기로 깜짝 등장해 묘한 감정들을 부릅니다. B급 감성을 자극해 대놓고 웃기기도 하고,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다만 평소 영화를 자주 즐기지 않는 관객이라면 이들 세계관과 캐릭터가 낯설어 별다른 느낌이 없을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많은 캐릭터가 난립해 어수선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역효과가 우려됩니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데드풀과 울버린 캐릭터 조화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워낙 매력적인 배우들이라 티격태격하면서도 도울 땐 돕는 브로맨스 연출이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휴 잭맨의 열연은 순식간에 극의 분위기를 바꾸며 몰입을 유발합니다. 화려한 액션신들도 눈길을 끕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의 정면대결, 카산드라 노바 일당과의 한판승부 등 다양한 대결 구도로 여러 액션신을 선보입니다. 영화 ‘올드보이’(2003) 속 ‘장도리 신’이 떠오르는 롱테이크 액션신도 있었습니다. 다만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난잡하고 산만해진 것이 아쉽습니다. 극 중 데드풀도 비판하는 지긋지긋한 멀티버스 세계관이 피로감을 부르고, 이전 MCU 영화들과 유사한 대목들에서 기시감이 듭니다. 애초 데드풀이 울버린을 필요로 하게 된 이유부터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고, 이야기 흐름이 중구난방입니다. B급 감성을 방패로 갈등과 위기를 너무 쉽게 해결하기도 합니다. 영화를 연출한 숀 레비 감독은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와 ‘리얼 스틸’(2011), ‘프리 가이’(2021) 등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대체로 가족애를 강조한다는 것인데, ‘데드풀과 울버린’ 역시 사랑과 희생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는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도 개봉했지만 화면비가 일반 영화와 동일한 시네마스코프(2.35:1)라 굳이 아이맥스로 관람할 필요는 없습니다. 쿠키 영상은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나오는 영상과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간 뒤 나오는 영상까지 총 2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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