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내전의 이유를 알려 주지는 않지만, 3선의 독선적 대통령의 무능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암시합니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정부군에 대항하는 서부군을 정의로 묘사하진 않습니다. 살육에 미친 군인과 기자들이 대치하는 신에선 서스펜스가 폭발합니다. 이 장면에선 이민자 등 외부인을 혐오하는 오늘날의 극단적 배타주의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주제는 저널리즘의 딜레마입니다. ‘동료가 죽어 나가도 카메라를 들이밀어야 한다’는 사진 기자의 숙명이 극적인 상황들을 연출합니다. 여객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보도 윤리가 화두가 된 요즘의 국내 상황에도 어울립니다. 저널리즘의 딜레마 문제는 두 여성 주인공인 리와 제시의 관계를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폭력의 현장에서 손이 덜덜 떨려 사진도 찍지 못하던 애송이 제시는 베테랑 기자 리를 따라다니며 뛰어난 사진 기자로 성장합니다. 인명이 달린 급박한 상황에도 카메라를 붙잡고 셔터를 눌러 대는 철저한 관찰자이자 기록자로 거듭납니다. 역사적 현장을 내 손으로 기록한다는 도취감에 사로잡혀 인간성과 현실감을 상실해가는 제시, 그리고 제시와는 반대로 점차 신념이 흔들리는 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기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무엇인지, 특종을 좇는답시고 이따금 ‘선’을 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영상미와 사운드가 훌륭해 IMAX관에서 감상하기에 딱 좋습니다. 클라이맥스인 마지막 백악관 전투 시퀀스는 반드시 영화관 스크린으로 봐야 합니다. 실제 시가전 장면을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연출이 과연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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