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닷컴 조경건 기자 pressjkk@busan.com
[경건한 주말] 3년 만의 불꽃축제 ‘체크리스트’ 보고 가세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무기한 연기됐던 부산 불꽃축제가 오늘 개최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려, 본 행사를 시작하는 오후 7시께 광안리 일대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여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봤습니다. 토요일 저녁 불꽃축제를 즐긴 뒤에는 축구축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경기입니다. 토요일 밤 12시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3, 4위전이, 일요일 밤 12시에는 대망의 결승전이 열립니다. 눈여겨봐야 할 ‘매치 포인트’들을 꼽아봤습니다.

2005년 열린 ‘제1회’ 부산불꽃축제에 대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초등학생의 눈에도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폭죽들은 아름다웠습니다. 광안리 바닷가에 모여든 인파도 어머어마했습니다. 뿔뿔이 흩어졌다가 간신히 집에 모인 친척들과 부모님이 “식겁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이렇듯 많은 인파가 몰리는 불꽃축제는 사실 광안리 주민에게는 마냥 달갑기만 한 행사는 아닙니다. 도로를 통제하고 버스와 도시철도는 미어터지니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날은 결혼식 참석 등 외출하려면 귀가 계획을 신중히 짜야 합니다.창문을 뚫는 폭죽 소리 때문에 집에서 다른 여가를 즐기거나 공부를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본래 예정대로 지난달 5일 불꽃축제가 열렸다면, 같은 달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러야 했을 수험생들은 잠시 책을 내려놓아야 했을 겁니다.그래도 3년 만에 돌아온 불꽃축제는 반갑습니다. 올해로 벌써 17번째를 맞는 행사인 만큼 웬만한 노하우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놓치지 마시라고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봤습니다.먼저 올해 부산 불꽃축제의 식순입니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제공한 일정표에 따르면 본격적인 불꽃축제 행사는 17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됩니다. 돗자리를 깔고 미리 기다리고 있을 관객들을 위해 오후 5~6시 사이 예고성 불꽃을 3차례에 걸쳐 쏘아 올리고, 오후 6시부터는 사전행사인 불꽃토크쇼가 진행됩니다. 불꽃토크쇼는 ▲한화 불꽃디자이너의 올해 불꽃축제 소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소개 ▲사전 공모로 선정한 부산시민의 사연과 신청 곡에 맞춰 불꽃을 시연하는 시민사연 불꽃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후 오후 7시부터는 밤하늘을 뒤덮는 화려한 불꽃쇼가 1시간가량 진행됩니다.광안리해수욕장뿐만 아니라 동백섬, 이기대 앞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가 추천하는 관람 명소는 ▲금련산·황령산 봉수대 ▲해운대 장산 ▲민락항 방파제 ▲남구 이기대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주차장 ▲해운대 해수욕장 끝, 미포 ▲해운대 달맞이언덕 등입니다.사진 촬영 팁은 10월 28일 <부산일보>가 보도한 ‘[맹탐정 코남] #35. 불꽃사진 이렇게 찍으면 칭찬받는다(feat. 사진기자)’ 기사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아무래도 방한용품과 따뜻한 옷입니다. 부산 불꽃축제가 12월에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역대 부산 불꽃축제는 모두 10월 하순에서 11월 초 사이에 열렸습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최고 기온은 영상 3도, 최저 기온은 영하 1도로 매우 쌀쌀한 편입니다. 따뜻한 옷은 물론이고 핫팩과 귀마개, 장갑,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추운 날씨엔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니 보조 배터리를 챙기는 것도 좋습니다.이번 불꽃축제는 인파 집중 등 사고를 막기 위해 무정차 도시철도도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합니다. 17일 광안역·금련산역으로 인파가 모여 사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열차는 해당 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예정입니다. 무정차 여부는 각 역장이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물론 도시철도 증편도 이뤄집니다. 불꽃축제 전후로 1~4호선 총 240회 열차를 증편해 평소보다 배차 간격을 줄일 계획입니다.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시민의식도 잊어선 안 됩니다. 앞서 10월 서울 여의도에서도 3년 만에 불꽃축제가 열려 주최 측 추산 100만 여 명의 관람객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행사 후 한강을 비롯한 현장 일대엔 쓰레기가 넘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관람객들이 그대로 버리고 간 돗자리와 마스크, 담배꽁초, 음식물 쓰레기 등이 50t이 넘는 바람에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청소에 애를 먹었습니다. 다만 대부분 관람객은 현장에서 나눠준 쓰레기봉투나 직접 가져온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가져간 덕에 걱정했던 수준의 ‘쓰레기 대란’ 사태는 없었습니다.부산 불꽃축제 역시 관람객들이 최소한의 시민의식만 발휘해도 질서정연하고 안전한 행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사정상 불꽃쇼를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유튜브 생중계로 현장을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수영구청 유튜브 채널 ‘수영구tv’에서 17일 오후 6시 50분부터 생중계를 진행합니다.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TheBusanilbo)도 생중계로 축제 현장의 모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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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 VS 음바페 최후의 승자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이번 주말이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한국시간으로 18일 0시에 3, 4위전이 열리고, 이어 19일 0시에 결승전이 진행됩니다.먼저 3, 4위전에선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맞붙습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강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16강에서 스페인, 8강에서 포르투갈을 연이어 격파하고 아프리카·아랍권 팀으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러나 4강에서 한때 모로코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와 ‘역사 더비’에서 0-2로 지면서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8강에서 브라질을 꺾는 저력을 선보인 크로아티아는 4강에서 아르헨티나에 0-3으로 완패해 3, 4위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크로아티아가 만일 아르헨티나를 이겼더라면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또 다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결승전에서 만날 뻔 했습니다.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아르헨티나 팀 리오넬 메시와 프랑스 팀 킬리안 음바페의 대결입니다. 메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독차지한 베테랑이고, 음바페는 향후 10여 년 축구계를 주름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최고의 신성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같은 프로축구 팀(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기도 합니다.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던 메시가 생애 마지막 월드컵 경기에서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그 어떤 스포츠 영화보다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입니다. 반면 프랑스가 우승하면 음바페는 불과 24살의 나이에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이라는 놀라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습니다.프랑스가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월드컵 역사를 살펴보면 전 대회 우승팀은 대부분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하거나 이변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2014 브라질 대회 우승팀인 독일도 2018 러시아 대회에선 16강조차 오르지 못했습니다. 프랑스가 징크스를 깨고 2018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1934년, 1938년 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 1958, 1962년 대회에서 우승한 브라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월드컵 2연패를 거머쥐는 나라가 됩니다.전력상 조금 더 우세한 쪽은 프랑스입니다. 우선 최전방과 2선에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바르셀로나),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빠르고 위협적인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생긴 공백은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던 올리비에 지루(AC밀란)가 완벽히 메우고 있습니다.3선에는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중 가장 폼이 좋다는 카마빙가와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가 버티고 있고, 최종 수비에도 라파엘 바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브라히마 코나테(리버풀),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 주전들이 포진해 있어 빈틈이 없습니다. 특히 코나테는 이번 대회에서 90분당 태클·인터셉트 성공 횟수가 평균 6.9회에 달해 3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최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골문을 지키고 있는 위고 요리스(토트넘) 골키퍼는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선방쇼를 펼치고 있습니다.기록을 살펴보면 핵심 주전들의 선발 출전은 필승 전략과도 같습니다.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지루, 그리에즈만, 바란, 요리스가 모두 선발로 출전한 9경기에서 모두 이겼습니다.아르헨티나의 선수들도 뛰어나지만, 공격에서 메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축구 통계전문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기회창출 부문 ‘톱5’에 프랑스는 그리에즈만(21회), 테오 에르난데스(11회), 뎀벨레(11회), 음바페(11회) 등 4명이 올라 있는 반면 아르헨티나는 메시(18회)만 이름을 올렸습니다.토너먼트 진출 후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약체 호주를 1점 차(2-1)로 아슬아슬하게 이긴 데 이어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를 꺾는 등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4강에서야 크로아티아를 3-0으로 여유롭게 잡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또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와 니콜라스 오타멘디(SL 벤피카)로 구성된 주전 중앙 수비수들의 호흡이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아르헨티나 입장에선 전반전을 프랑스에 밀리지 않은 채 마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옵타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전반전을 리드한 채 마무리한 26번의 경기에서 25승 1무를 거뒀습니다.통산 전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6승 3무 3패로 프랑스에 앞서고 있지만, 가장 최근인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선 아르헨티나가 졌습니다.메시가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감을 느끼는 점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영국 익스프레스 등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현지시간으로 15일 진행된 훈련에 빠졌습니다.프랑스도 주전 미드필더인 아드리앵 라비오(유벤투스) 등 최소 3명의 선수가 고열 등 감기 증상을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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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부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월드컵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부트’ 주인공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까지는 메시가 5골 3도움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음바페가 5골 2도움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4골 0도움인 지루와 아르헨티나의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도 결승전 활약에 따라 골든부트를 수여할 수도 있습니다.세계 각국 기자단 투표로 최우수선수를 선정하는 ‘골든볼’ 수상자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우승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94년 미국 대회 브라질의 호마리우가 마지막입니다.한국 국민들이 뽑은 월드컵 MVP는 단연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습니다. 한국갤럽은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국내외를 통틀어 카타르 월드컵서 가장 인상적으로 활약한 선수’를 물은 결과, 59%가 손흥민을 꼽았다고 16일 밝혔습니다.이어 조규성(20%·전북), 황희찬(19%·울버햄프턴), 이강인(18%·마요르카)이 그 뒤를 이었고, 메시와 음바페는 나란히 11%를 기록했습니다.‘카타르 월드컵이 있어 생활이 더 즐거웠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71%가 ‘즐거웠다’고 응답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때 ‘즐거웠다’고 답한 비율이 50%대에 그쳤던 것에 비해 큰 차이를 보입니다.혹자는 축구를 ‘공놀이’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공놀이 하나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4년 뒤인 2026년에야 다시 월드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본방사수’ 하시고, 얼마 남지 않은 연말에 즐거운 순간을 더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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