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개봉한 ‘서치’는 실종된 딸의 행방을 SNS를 통해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영화는 높은 완성도와 신선한 연출로 호평세례를 받았습니다. 특히 PC, 스마트폰, CCTV, TV뉴스 등 모니터 화면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전개 방식은 몰입감을 돋우면서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개봉 직후 국내외 유수의 언론이 ‘서치’를 언급하며 SNS의 명암에 대해 설파하는 등 파급력도 상당했습니다. 주연(존 조)을 포함해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점은 국내 팬들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5년 만에 등장한 후속편 ‘서치2’는 1편과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점과 정체성은 고스란히 가져가면서 재미를 더한 수작입니다. 1편을 연출한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썼고, 편집을 맡았던 윌 메릭과 니콜라스 D 존슨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1편과 유사합니다. ‘서치2’는 애인과 함께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된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 분)를 딸 ‘준’(스톰 리드 분)이 찾는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열여덟 살 준은 SNS를 적극 활용해 엄마의 행적을 추적하고, 이 과정에서 엄마의 과거도 알게 됩니다. 가족애를 강조하는 메시지도 전작과 일치합니다.
철저히 모니터 화면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전개 방식 역시 1편과 같습니다. 다소 단조로운 구성이라 지루할 법도 하지만,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연출 덕에 긴박감이 넘칩니다. 호흡이 아주 빠른 극의 초반 시퀀스는 애플의 광고를 연상시킬 정도로 스타일리시합니다. 핸드헬드로 촬영한 씬에선 서스펜스가 극도로 고조되는데, 사람에 따라 호러 영화에서나 느낄 법한 공포감을 잠시 경험할 수도 있겠습니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예측불허 반전 요소는 한층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사건의 국면을 전환시키는 반전들로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갑니다. “에이, 이거 1편에서 써먹은 수법인데…”라며 실망한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의 다른 반전으로 뒤통수를 때립니다.
웃음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SNS를 사용하면서 누구나 경험했을 순간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그 타이밍이 기발합니다.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SNS와 음모론을 제기하는 언론의 유해성도 따끔하게 꼬집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주조연을 맡은 점도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모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엄마의 애인인 케빈(켄 렁 분)은 중국계 미국인입니다. 한국계 배우인 다니엘 헤니는 FBI 수사관 ‘일라이자 박’을 연기했습니다. 니콜라스 D 존슨과 윌 메릭 감독이 전작 ‘서치’에 좋은 반응을 보여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다니엘 헤니를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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