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잘 몰라도 ‘지리산’ 세 글자는 익숙하다. 지리산 천왕봉(해발 1915m)은 제주도를 제외한 남한 본토 최고봉이다. 경남·전남·전북 3개 도에 걸쳐 있는 민족의 영산. 언젠가 한 번 오르리란 다짐이 ‘지리산 종주’까지 닿았다. 주 능선을 따라 천왕봉을 비롯해 여러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산행은 상상만으로도 뿌듯하다. 평소 산을 거의 타지 않는 초보 산꾼에겐 곧장 정상을 오르는 등반보단, 비슷한 높이의 능선을 걷는 종주가 더 괜찮지 않을까. 마침 이달 말은 지리산 단풍이 절정이라, 버스표부터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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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들은 성백 종주(성삼재~백무동)와 화대 종주(화엄사~대원사)를 대표적인 지리산 종주 코스로 꼽는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성백 종주로 코스를 잡았다. 성삼재 탐방로 입구는 오전 3시부터 개방된다. 노고단고개까지는 2.3km. 탐방안내도에 따르면 전체 종주 구간 중 가장 쉬운 코스다.
오전 4시 40분. 드디어 첫발을 내디뎠다. 초행길이라 앞무리와 뒷무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칠흑 같은 밤, 보이는 불빛이라곤 종주 일행들의 헤드렌턴과 하늘에 뜬 그믐달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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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지리산은 대체로 초록빛이지만 해발 1500m대 고지대로 접어들자 몇몇 나무들이 단풍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경치 감상도 잠시, 채 1km가 안 되는 화개재까지 급경사의 연속이다. 오전 9시께 도착한 화개재 일대는 식생 복원을 위해 높은 울타리가 쳐져 있다. 화개재는 옛날 경남 하동군 화개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이 만나 물물교환을 하던 곳이다. 해발 1315m에서 장터를 열 만큼 남원에는 소금과 해산물, 하동엔 곡식·산나물이 귀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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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 드디어 천왕봉을 향해 막바지 걸음을 내딛는다. 나무 덱 계단부터 시작해 정상까지는 대부분 오르막이다. 사방은 아직 칠흑 같은 어둠이다. 이정표에 적힌 해발 고도를 보며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짐작할 뿐이다. 정상 부근 구상나무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았다. 아랫동네와는 다른 세상이다. 오전 6시 20분, 이윽고 천왕봉 바로 아래 공터에 도착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바위에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평소라면 사방으로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질 테지만, 안타깝게도 온통 구름에 휩싸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덕이 부족한 초보 산꾼 따위에게 이날 지리산은 일출을 내어 주지 않았다. 천왕봉 정상 표석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남들보다 먼저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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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반려동물도 감기에 걸리기 쉽다. 실내외 온도와 습도 차이가 심해지면서 건조한 상태의 호흡기 점막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되고, 잦은 팽창과 수축으로 자연스럽게 기관 내부가 취약해진다. 이런 환경에서 외부의 자극이나 유해 미생물이 침입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잎이 노랗게 물들어 비로소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은행나무는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고약한 냄새를 풍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람들은 열매인 은행을 볶거나 구워 먹기도 하지만 강아지에게는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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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원 15주년을 맞은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오는 27일 오후 4시 30분 국립부산국악원 야외광장에서 국악체험관 개관식을 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15년 전 2008년 전통예술 복합기관으로 국립부산국악원이 개원할 때부터 포함된 내용이었지만, 예산을 이유로 건립하지 못하다가 15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국악체험관 용도는 교육·체험·강연 등의 종합적인 제공이다. 국악체험관 개관을 기념해 27일부터 12월 말까지 국악체험관 2층에서 사진 공모전 수상작 및 역대 공연 포스터를 전시한다. 28일은 공연과 연계한 인문학 강연 ‘이야기마당 덤덤덤’을 ‘가무악극 춤바람 분데이를 통해 보는 부산의 문화유산과 신명의 가치’를 주제로 개최한다. ‘춤바람 분데이’ 안경모 연출자와 함께 해방 전후 부산의 풍경, 공연 제작 과정 등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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