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돔은 실내 공간이지만 공기가 상당히 상쾌하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같은 동남아에서나 맡을 수 있는 이국적인 열대의 냄새가 여기저기 흘러 다닌다. 벤치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으면 이곳이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폭포를 지나 정글 하늘 길을 건너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는다. 다시 아래로 내려가면 다양한 열대‧아열대 식물 사이를 산책할 수 있다. ‘뉴질랜드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엑셀사, ‘코끼리 발’이라는 덕구리란처럼 전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식물이 지천이다. 이렇게 생긴 게 있었나,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식물도 한둘이 아니다. 알록달록한 꽃이 화사하게 핀 식물도 적지 않게 보인다. 꽤 쌀쌀한 바깥과는 달리 덥기까지 한 정글돔을 1시간가량 둘러보니 몸에서 은근히 땀이 배어난다. 감기에 걸릴 각오를 하면서 정글돔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인근에 있는 농업개발원 쪽으로 향한다. 곤충체험관, 다육식물전시관, 야생화온실 등 다양한 온실과 봄, 가을에는 화사한 꽃으로 장식되는 농심테마파크, 겨울에 동백꽃이 예쁘게 피는 거제동백원이 있는 곳이다. 야생화온실을 둘러본 뒤 뒷문으로 빠져나가면 한겨울에도 예쁜 꽃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초겨울 농업개발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힐링허브랜드&국화육묘온실’이다. 온실에서 작업하던 한 직원이 “사계절 연중 각종 화초류와 허브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직원의 말처럼 온실 내부는 다양한 꽃으로 가득 찼다. 꽃만 있는 게 아니라 ‘예술 작품’까지 갖췄다. 거제시의 국화분재 예술가들이 액자에 담아 만든 특이한 형태의 각종 국화분재다. 절벽에 매달린 소나무처럼 장식된 국화는 물론 산 능선을 따라 핀 야생화 같은 국화까지 여러 점이다. 여러 꽃 축제와 견주어도 이렇게 창의적이고 독특한 꽃 장식품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국화분재 주변에는 각종 국화에다 맨드라미, 가자니아 등 다양한 꽃이 서로 조화롭게 자라는 중이다. 온실 바깥에는 싸늘한 찬바람을 입에 가득 머금은 겨울이 서성이고 있는데 이곳은 따스하고 아름다운 봄, 가을 풍경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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