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실내에서 5주년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해변을 휘젓던 비바람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회원들이 맨발로 다대포 해변에 섰을 땐 ‘이런 날씨에 맨발 걷기를 강행하는 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온이 많이 낮거나 비가 오는 날 야외에서 맨발로 걷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죠. 하지만 이런 날 맨발 걷기 효과는 오히려 평상시보다 훨씬 큽니다.” 부산맨발학교 최명솔(62) 지회장의 말이다. 최 지회장에 따르면 추운 날이면 차가운 발바닥을 통해 뇌를 포함한 신체 각 부위에 전달되는 기운의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한겨울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우중 맨발 걷기는 어떨까? 최 지회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주장을 이어 갔다. “사람 몸에 있는 양전자가 지표면의 음전자를 받아들여 신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게 맨발 걷기의 ‘어싱 효과’입니다. 빗방울이 지속해서 지표면을 때리면 음전자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됩니다. 평상시보다 음과 양의 교류가 더 강하게 진행된다는 뜻이고요. 결과적으로 기온이 낮은 한겨울 비 내릴 때가 맨발 걷기의 어싱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는 최적기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비바람을 뚫고 다대포해수욕장 맨발 걷기에 참석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6년째 부산맨발학교를 이끌고 있는 최 지회장은 1700회 기록을 보유한 맨발 걷기 마니아다. 개별적으로 맨발 걷기를 실천하던 뚜벅이들을 한데 모은 조직가이기도 하다. 이날 모임 사회를 본 정현섭 씨는 부산 1호 공립 대안 학교인 송정중학교 초대 교장을 지냈다, 송정중학교는 당시 전교생이 매일 20분씩 맨발 걷기를 해 부산 교육계에서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황미숙 씨는 금정구의 한 유치원 원장이다. 황 원장의 유치원은 4년 전부터 원아들을 대상으로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나이별로 시간을 달리해 놀이 형식의 맨발 걷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좋아한다고 자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맨발 걷기를 시작한 후 아이들의 편식이 줄어들고 면역력이 강화되면서 독감 등 질병 발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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