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넘은 광양매화축제가 얼마나 유명한지 내비게이션에 ‘광양매화축제’라고 찍어도 안내 경로가 뜬다. 굳이 정식 지명인 섬진마을을 입력할 필요조차 없다. ‘매화마을’로도 불리는 섬진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빨간 홍매화가 곳곳에 피었다. 꽃이 만개한 나무도 있고 아직 듬성듬성 핀 나무도 보인다. 매화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여는 순간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홍매화가 활짝 핀 매화나무가 주차장 주변을 에워싸 온 세상을 빨갛게 물들여 놓았다. 수줍은 듯 뺨을 발갛게 물들이며 홍매화 가지를 붙잡고 사진을 찍는 청춘남녀가 보인다. 자극적인 홍매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젊은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년의 부부는 물론 혼자 등산을 즐기러 온 노신사도 휴대폰으로 홍매화를 담느라 여념이 없다. 곧바로 광양매화문화관을 지나 홍쌍리청매실농원으로 올라간다. 곳곳에 농원 측이 가져다 놓은 대형 항아리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농원의 매실제품 판매소 앞에는 항아리 수백 개가 놓여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농원 바로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돌담길로 접어들면 제대로 된 홍매화 풍경을 누릴 수 있다. 돌담길을 막 꺾어 돌자 굽이굽이 도는 섬진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섬진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시 한 번 탄성을 터뜨린다. 햇빛이 곱게 잘 들어오는 덕분인지 홍매화가 지천으로 피었다.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과 햇살이 따스한 양지에 자리를 잡은 초가집이 뇌쇄적인 분위기마저 풍기는 홍매화와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까만 기와 위에도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어나 봄이 조금씩 익어가는 걸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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