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영도 봉래산이다. 봉래산에서는 가깝게는 북항과 남항부터, 멀리 광안리와 해운대까지 부산 전체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봉래산에는 둘레길 12코스가 있는데, 산책 삼아 나서 야경을 감상하기에는 3코스 일부 구간이 적당하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에서 출발해서 정상까지 가는 길로, 그리 험난하지 않아 50분 안팎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은 영도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고구마 재배가 시작된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나라 고구마는 조선시대 통신사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접한 뒤 춘궁기를 대비해 봉래산 기슭에 심은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조내기 고구마는 영도 고구마를 일컫는다. 1층 기념관은 무료로 운영되는데 고구마의 역사와 종류 등을 간략하게 알려주는 곳이다. 2층 카페와 전망대에서도 야경을 감상할 수 있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정상을 안 가기는 섭섭하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에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남포역이나 영도대교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청산학원에서 내린 후 300m 가량 걸어가야 도착할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하면 이곳에 주차를 할 수 있지만, 주차 공간은 협소하고 야간에는 주차를 할 수 없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 옆으로 난 길은 봉래산 둘레길과 이어진다. 정상까지 길이 잘 닦여 있고 경사도 그리 가파르지 않아 초등학생들도 갈만하다. 가는 길 중간에 해련사와 KT 송신소, 봉래산체육공원 등을 지난다. 가로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산책하는 이들도 간혹 만날 수 있어 밤중 산책이 그리 심심하지 않다. 정상 도착 전 불로초 공원의 불로문 전망대가 나온다. 불로초 공원은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주술사 서복을 보낸 곳 중 한 곳이 봉래산이라는 설화를 바탕으로 2014년 조성된 공원이다. 황칠나무, 홍매자, 하늘수박, 산수유 등의 30여 종의 귀한 약초를 심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느껴지는 탁 트인 전망은 아니어도 부산항대교를 중심으로 해운대까지 부산의 아름다운 야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부산항대교는 오후 7시 반부터 8시 사이에 불이 켜진다. 봉래산 정상에 도착하면 부산 남항과 송도, 천마산 방면과 북항 해운대 방면 야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남항대교에서 뿜어져 나온 불빛과 검은 바다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묘박지에 정박한 배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검은 천 위에 금빛 실을 수놓인 듯한 여백의 미와 화려함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북항 방면의 풍경은 역동적인 에너지가 꿈틀댄다. 산복도로에 점점이 들어앉은 소박한 불빛들은 북항친수공원으로 내려오면서 도로와 고층건물을 만나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이어진다. 부산항대교를 건너 감만 컨테이너 부두에서 뿜여져나온 불빛들은 박력이 넘친다.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의 야경은 멀리서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산한다. SNS 상에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봉래산 복천사가 꼽히기도 한다. 복천사 풍경과 도심 고층 빌딩의 모습을 동시에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포토 스팟으로 통한다. 복천사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은 고구마 역사관에서 가는 길보다 더 길고 난도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