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바쁘다. 새싹을 돋우랴, 꽃망울을 틔우랴. 온 자연이 깨어나 분주히 움직이는 계절. 거꾸로, 잠깐 걸음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일상의 에너지를 얻으려면 빠름보다 느림, 느낌표에 앞서 쉼표가 필요하다. 문득 섬진강이 떠올랐다. 바람과 햇살이 쉬어 가는 잔잔한 물결과 눈부신 모래톱. 경상도와 전라도를 나누는 강이면서, 영·호남이 만나는 물줄기. 섬진강과 맞닿은 서부경남의 끝 하동군, 그중에서도 특히 느림과 어울리는 지역이 있다. 전 세계 111번째,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국제슬로시티(Slow City)에 선정된 악양면. 그곳에서 완충(緩充·느린 채움)과 완충(完充·완전한 채움)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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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청 소재지인 하동읍내에서 섬진강 줄기를 거슬러 10여 분쯤 달렸을까. 오른쪽으로 드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악양면 평사리 들판이다. 좀 더 높은 곳에서 조망하려 산으로 향했다. 고소성교차로에서 섬진강대로를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면 ‘스타웨이하동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나타난다. 남동과 남서 방향으로 2개의 뾰족한 뿔이 뻗은 형상으로, 위에서 보면 별을 닮았다.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아찔한 길을 따라 남동쪽 전망대에 다다르자 탁 트인 풍광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80여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평사리 들판이 오감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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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들판은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갈수록 다른 그림을 선물한다. 평사리 한복판에 위치한 작은 호수인 ‘동정호’는 잎을 길게 늘어뜨린 수양버들을 벗삼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트 모양의 출렁다리를 건너면 호수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동정호에서 좀 더 들판 안으로 들어서면 사이좋게 곁에서 뿌리내린 소나무 한 쌍이 나타난다. 평사리 ‘부부송’은 키 낮은 매화나무로 둘러싸여 멀리서 보면 매화 옷을 두른 듯하다. <토지>의 주인공 이름을 따 서희·길상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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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면은 슬로시티답게 숙소도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오래된 시골집을 리모델링한 민박이 마을마다 있어 쉬엄쉬엄 여행하기 좋다. 취재진이 묵은 하중대마을의 한 숙소(‘소보루’)도 느리게 여행하는 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곳이다.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실내와 달리, 바깥은 툇마루와 누마루·아궁이 등 옛집 자태가 그대로다. 각기 다른 시기, 다른 곳에서 온 여행객들은 숙소를 통해 연결된다. 자유롭게 글을 남기는 방명록에는 그동안 다녀간 이들의 사연이 빼곡하다. 휴식과 추억, 반성과 깨달음, 재충전과 다짐의 이야기들이다. 여행팁을 공유하는 메모도 눈에 띈다. 좋았던 여행지, 맛집 등이 수록돼 여행 일정에 참고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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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설파하는 의사가 있다. 병원을 멀리하려면 평소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을 먹는다고 당뇨병과 고혈압이 절대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며, 운동으로 약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는, 의사로서 하기 힘든 도발적(?)인 말도 서슴없이 건넨다. 운동 마니아 의사가 펼치는 ‘운동 예찬론’의 속사정이 궁금해진다. 그를 만나 병원과 이별하는 운동법에 대해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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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 태평양을 건넌 조선의 궁중 악사들은 어떤 음악을 연주했을까. 부산의 소리연구회 ‘소리 숲’은 이런 재미난 발상으로 25일 오후 5시 부산 동래구 명륜동 작은 공연장 ‘스페이스 움’에서 음악회를 연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순수 자부담으로, 자발적으로 치르는 음악회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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