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락 맛홀릭]<11> 소나무, 명주가 되다
|
|
|
|
가가호호 술을 빚던 시절이 있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던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100년 만에 다시 부활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급된 지역특산주 면허만 1400건에 이르고, 해마다 새로운 양조장과 전통주가 탄생한다. 전통주엔 지역의 특색이 오롯이 담겼다.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술을 빚어, 특산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부산일보>는 ‘술도락 맛홀릭’ 기획시리즈를 통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전통주 양조장을 탐방하고, 지역의 맛과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 등 전통주 전문가도 힘을 보탠다. 기개, 뚝심, 한결같음.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를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절개의 소나무와 전통의 우리 술이 만났다. 전통에 내음이 있다면, 왠지 솔솔 피어나는 솔향을 닮았을 것 같다. 경남 함양군에는 이름부터 소나무를 앞세운 양조장이 있다. 집안의 며느리가 오랜 가양주 맥을 이었고, 명주(名酒) 명인(名人)의 반열에 올랐다. 그 비결을 찾아 나섰다.
|
|
|
|
함양군 읍내에서 지곡면 개평마을로 접어드는 길. 마을 초입 야산 중턱에 소나무를 닮은 글씨체의 커다란 입간판(‘솔송주’)이 눈에 들어온다. 박흥선(70) 명인이 30년 가까이 남편과 함께 일궈 온 술도가 (주)솔송주의 본거지다. 양조장 방문에 앞서 ‘솔송주문화관’으로 향했다. 개평한옥마을 내에 있는 솔송주문화관은 솔송주의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 공간이다. 15년 전, 박 명인은 자신의 생활공간이기도 한 시댁의 뒷마당에 자비를 들여 문화관을 지었다. 문화관 내부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낯익은 얼굴과 함께한 사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전직 대통령들이다. (주)솔송주의 술이 오랫동안 두루두루 인정받아 왔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솔송주는 2019년 대통령 설 선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정상회담 만찬주나 국제행사에서 건배주 등으로 여러 차례 소개됐어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이나 퇴임 이후 찾아 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
|
|
|
(주)솔송주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송순’(소나무의 어린 싹)이다. 전통 방식의 솔송주는 4~5월 개평마을 주변 산에서 딴 송순을 쪄서, 밑술에 고두밥과 함께 넣어 발효시킨다. 담솔은 솔송주를 방울방울 정성스레 증류한 술이다. “증류를 하고 난 뒤 숙성을 오래 하면 할수록 좋아요. 담솔은 최소 6개월 이상 탱크에서 숙성시키는데, 길게는 2년에서 5년이 넘은 술도 있습니다.” 처음엔 박 명인 혼자서 수작업으로 술을 빚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부 자동화 설비를 갖췄고, 지금은 2000L짜리 대형 증류기로 술을 내린다. 대신 솔송주문화관에서 전통 방식인 소줏고리 증류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엔 박 명인이 직접 시연에 나섰다. 고택 마루 한편에 보관 중인 술독을 열자 송순 향이 어우러진 술 익는 내음이 은은하게 번진다. 수면 위로 동동 떠오른 쌀알과 송순은 술이 잘 익었다는 증거다. 가마솥에 한 바가지 술을 붓고 소줏고리를 올린 다음 아궁이에 불을 붙인다. 얼마쯤 지났을까. 주둥이 끝으로 한 방울 두 방울 맑은 액체가 떨어진다. 명인의 정성이 빚어낸 영롱한 빛깔이다.
|
|
|
|
서로 닮은 한국인과 소나무처럼, (주)솔송주의 술도 우리나라 전통 음식과 두루 어울린다. 도수가 높은 담솔은 생선회·돼지고기 등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입맛을 깔끔하게 잡아 준다. 함양은 지리산 흑돼지가 유명해 곳곳에서 흑돼지 요리를 만날 수 있다. 그중 상림공원 인근 ‘까망꿀꿀이’는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흑돼지 맛집이다. 두툼한 생삼겹·목살은 빛깔부터 신선함이 감돈다. 흑돼지답게 식감 역시 일반 삼겹살보다 훨씬 쫄깃하다. 바삭하게 구운 비계도 느끼하지 않다. 여기에 담솔 한 잔을 더하면, 돼지고기의 고소함에 상쾌한 솔향이 어우러지면서 입이 더욱 바빠진다. 지리산 기슭, 산이 많은 고장답게 쌈 채소엔 취나물 등 제철나물이 함께 나온다. 묵은지와 조피 가루를 넣은 겉절이 등 찬도 입맛을 돋운다. 솔송주는 한식에 곁들여 반주로 즐겨도 좋다. 고깃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예당’은 산채비빔밥 전문이다. 함양 할머니들이 채취한 취나물·피마자·머위나물·고사리 등 10여 가지 푸짐한 나물에다 산양삼이 화룡점정이다. 쌉싸름한 산양삼과 함께 매일 달라지는 나물반찬은 접시째 비우면 약이나 다름없다.
|
|
|
|
지난해 말 방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요 촬영지가 옛 부산시장 관사인 ‘열린행사장’으로 알려지면서, 옛 부산시장 관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부산시장 관사는 현재 야외 공간만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전국의 숱한 관사들이 민선 단체장 시대를 맞아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 잔재라는 지적 속에 문화 공간, 어린이 도서관, 역사자료관, 어린이집 등으로 시민 품으로 돌아갔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부산시도 본관 건물의 리모델링을 거쳐 옛 부산시장 관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 개방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이 크다. 경남도는 앞서 도지사 공관을 개방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관사까지 개방하며 시민 환원 작업을 마무리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경남도지사 관사와 변신을 준비하는 부산시장 관사를 찾아 떠났다.
|
|
|
|
반려견과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던 보호자 A 씨. 잘 놀던 반려견이 갑자기 몸을 떨더니 눈을 감고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놀란 A 씨는 급하게 반려견을 살폈고, 반려견은 몇 초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의식을 되찾았다. 반려견이 걱정된 보호자는 동물병원을 찾았고, ‘발작’ 진단을 받았다. 이렇듯 건강하던 반려견이 갑작스레 발작 증상을 보이면 보호자는 머릿속이 하얘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발작, 원인과 증상을 미리 알아 두면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
|
|
|
|
'Week&Joy'를 매주 받아보고 싶다면?
|
구독
|
|
|
|
오늘 Week&Joy가 마음에 드신다면 부산일보의 다른 뉴스레터도 구독해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보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