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관으로 출범하는 항공청의 조기 안착 여부는 초대 청장의 활약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신생 기관인 만큼 항공청의 조직과 인력 관리를 통한 부처의 정체성 수립부터 예산 배정을 위한 정치권과의 소통, 국민의 지지 확보를 위한 홍보 전략 등이 모두 초대 청장의 몫이다. 이를 원활하게 수행하면서 항공청을 초기에 반석 위에 올려놔야 하므로 그만큼 인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앞선 외국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초석을 다진 제임스 웨브 국장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임스 웨브 국장은 국무부 차관 출신의 공무원이었지만, 우주 탐사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당시 예산 낭비라는 의회의 공세를 막아내며 230조 원에 달하는 아폴로 계획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정치권과 소통을 통한 우호적 여론 확보, 조직의 안정 등 초기 어려움을 뛰어난 리더십으로 이겨냈다. 신설 기관인 우주항공청을 이끌 초대 청장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초대 우주청장으로 30대의 여성 과학자를 임명한 파격적인 인선도 의미 있는 참고 사례가 될 만하다.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겸 우주청장인 사라 알 아미리(37)는 2021년 2월 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의 화성 궤도 진입을 성공시켜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국적과 상관없이 해외의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끌어내면서 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화성 탐사선의 발사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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