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과 김호중의 사례는 성공한 이후 몸가짐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이와 유사한 사례가 셀 수 없다. 성공한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고도 힘든 일임이 분명하지만 그런데도 여기에 실패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특히 성공을 계기로 공인의 영역에 오르게 되면 더욱 그렇다.
성공적인 공인의 바탕이 바로 배려와 겸손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매우 어렵다. 여기에 이 말의 무서움과 무거움이 있다. 임영웅은 이 의미를 알고 있는 스타로 보인다. 며칠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나이 드신 관객을 위해 공연장 밖에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돌출 무대를 준비하는 것부터 경기장 잔디 보호를 위해 중앙 스탠딩 좌석 전체를 포기했다. 심지어 이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안내원들이 직접 업어서 좌석까지 안내했다고 한다. 공연 상술이라고 치부해도 이런 상술이라면 당사자는 물론 보는 사람도 흐뭇해진다. 이처럼 배려와 관심이 임영웅을 더 돋보이게 한다.
김호중은 이 점에서 실패했다. 음주운전 자체도 잘못된 행동이기는 하지만 국민은 이보다 공인으로서 오만함에 더 실망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김호중이 보여준 여러 거짓말과 속임수, 증거 인멸 그리고 뻔뻔한 변명 등 온갖 부정직함이 국민의 역린을 건드렸다. 안하무인의 행위로 여긴 것이다. 중요한 순간,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선택과 결정이 한 스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번 일은 한 대중 가수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성공에 걸맞은 배려와 겸손을 갖추지 못하면 그 성공은 단지 한순간의 일로 끝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듯하지만 엄혹하고 촘촘한 세상사의 이치는 빈틈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오래도록 성공을 꿈꾸는 자라면 누구라도 두려워하고 또 두려워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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