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첫눈으로 폭설이 내린 날, 경남 지역에서 첫눈이 관측됐고, 부산에서도 ‘비공식’ 눈이 내렸다. 수도권에 비하면 부울경 지역의 눈은 적은 수준이지만, 대부분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한동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금정산 등산객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낮 12시 사이 20분가량 금정산 고당봉, 범어사 일대에서 눈이 내리는 모습이 관측됐다. 하지만 부산의 공식 첫눈 기록은 아니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눈 기록은 대청관측소에서 관측될 경우로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산기상청은 이날 경남 거창, 함양, 산청, 합천 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표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5cm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낮 12시 기준 가야산(합천)에 3.2cm, 지리산(산청)에 2.4cm, 서하(함양)에 1.8cm의 적설량이 기록됐다.
실제로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새벽 지리산에 첫눈이 내렸다. 지리산 장터목대피소 최저기온은 영하 8.7도를 기록했고, 지리산 1400m 이상 고지대에는 15cm 이상 눈이 쌓였다.
수도권 지역에는 첫눈부터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16.5cm의 눈이 기록돼, 1907년 10월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지 117년 만에 11월 적설 최고치를 넘어섰다. 1972년 11월 28일의 12.4cm가 이전에 기록된 11월 서울의 최고 적설량이다.
기상청은 11월 수도권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이유로 절리저기압 영향을 꼽았다. 절리저기압은 대기 상층의 매우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의 일부가 분리되면서 형성되는 저기압이다. 절리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몽골 북쪽의 찬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유입된 북서쪽의 찬 공기가 여름과 가을에 쌓인 열이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면서 해기차(대기와 바닷물 간 온도 차)에 의한 눈구름대가 만들어졌고, 눈 폭탄으로 이어졌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