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결항되는 거 아니냐" “취소 문의 빗발” 김해공항도 혼란 [무안 여객기 참사]

입력 : 2024-12-29 18:24:27 수정 : 2024-12-29 18: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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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불안 호소하는 이들 많아
LCC 안전 불신 목소리도 높아

29일 오전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기 추락 사고의 여파로 부산 김해국제공항도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손희문 기자 29일 오전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기 추락 사고의 여파로 부산 김해국제공항도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손희문 기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기 추락 사고의 여파로 부산 김해국제공항도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은 긴장감 속에 뉴스를 예의주시하거나, 사상자가 늘자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탑승 수속 밟는 사람들이 “비행기가 결항되는 건 아니냐”고 묻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29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공항 로비에 놓인 TV 화면에는 실시간으로 무안공항 상황을 중계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화면을 본 40대 문 모 씨는 “저비용 항공사 안전, 정비 문제는 과거부터 제기돼 왔는데, 이번에 큰 참사가 일어난 원인이 그게 아닐까 싶다.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항공사인 제주항공 수속 카운터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부산에서 출발 또는 도착하는 비행기편 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공항 안내 직원은 “제주항공 수속을 맡는 직원 수는 평소보다 줄었다”며 “얘기를 들어보니 어느 비행기에서는 승객 3분의 2 정도만 태웠다고 하는 것 같다. 취소가 잇따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날로 늘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이용객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안전 불신’이 퍼지며 취소 문의도 빗발치는 분위기다.

김해공항을 찾은 60대 문희연 씨는 “손자를 보러 부산에 왔다가 아침 비행기 사고 소식을 듣고 표를 취소했다”며 “평소에도 비행기 타는 걸 무서워하는데, 돈 몇 만 원이 내 목숨값이라고 생각하니 못 타겠더라”고 토로했다. 제주항공 제주행 비행기를 탑승한 60대 강 모 씨는 “당연히 결항인 줄 알았는데, 공항에 와보니 운행되고 있어 탑승한다”며 “찜찜해 취소하고 싶지만 도저히 일정을 바꾸기 어려워 그냥 탄다”고 말했다.

항공사 직원들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 제주항공 직원은 승객의 취소 요구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주말이라 취소 여부 등 정확한 집계는 안되고 있다”면서 “무안공항이 마비되면서 연계된 항공편 운항이 연달아 지연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비행기 탑승을 불안해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한 40대 여성은 “1월 방학 시즌, 설날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로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의 걱정이 커질 것 같다”며 “시국이 뒤숭숭할 때 가기보다는 웬만하면 취소하려는 경우가 많아질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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