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물거품 위기’…몸값·업비트 논란에 발목

입력 : 2025-01-08 1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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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증시 부진…적기 재추진”
IPO 가시밭길 지속 우려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결국 또 철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와 증시 부진을 철회 이유로 설명했지만, ‘몸값 논란’과 ‘업비트 의존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IPO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케이뱅크는 8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하고 향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IPO를 추진해 왔다.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대출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하고 △리테일 △SME·SOHO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에 투자함으로써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으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상장을 준비하다가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미룬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 신청 이후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올해 초로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케이뱅크의 상황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먼저 케이뱅크와 상장 주관사들이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비교 기업들을 높게 잡아 몸값을 부풀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케이뱅크는 몸값으로 4조 원을 희망했는데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한 바 있다. 몸값을 더 낮추고 싶어도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요예측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 업비트와의 협업도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기존 연 0.1%에서 2.1%로 오른 점이 케이뱅크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업비트 예치금은 지난해 10월 기준 약 3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600억 원에 달한다. 현재는 이자 부담이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케이뱅크는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 시장에 주력해 고객과 자산 성장을 이어감으로써 혁신금융과 상생금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고객은 1274만 명으로 지난 한 해만 320만여 명이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재무 실적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224억 원을 기록,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 한 해 실적(836억 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모두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 말 케이뱅크의 BIS총자본비율은 14.42%로 규제비율(24년 말 기준 11.5%)을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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