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하영(안하영·33)이 최근 불거진 증조부 안상호(1872∼1927)를 둘러싼 친일 논란의 여파로 차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새 시즌에서 하차한다.
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배우의 입장을 존중해 하영은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메스 하나로 사람을 살려내는 천재 의사의 유쾌한 활극을 그린 메디컬 드라마다. 지난해 시즌1이 공개돼 국내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영은 이 작품에서 중증외상팀 간호사 천장미를 연기해 얼굴을 알렸고, 주지훈, 추영우 등과 함께 후속편에도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영은 지난달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오시고 한국에서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고 들었다"며 "할아버지, 아빠, 언니도 의사"라고 4대째 의사 집안인 사실을 공개했다. 하영은 따로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방송 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밝혀졌다. 그의 행적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친일 의혹이 확산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졌다.
배우 하영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하영과 상대 배우 정해인 측은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이 엿같은 사랑' 인터뷰를 취소했고, 이전에 하영이 모델로 나섰던 삼성전자와 의류 브랜드 아티드는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어 논란이 촉발된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당시 방영분은 다시 보기를 중단하고 유튜브에 공개한 클립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또 하영에게는 그가 주연으로 촬영을 대부분 마친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와 차기작 '중증외상센터' 시즌2~3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다.
이후 하영은 같은 달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고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면서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의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의사학회지 제24권 2호에는 안상호가 전의 촉탁(외부 주치의)으로 고종의 건강을, 조선왕조실록에는 촉탁의(외부 의료진)로 순종의 건강을 돌봤다는 기록이 있다. 안상호가 활동한 대정친목회는 경성의 경제인, 관료,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1916년 창립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