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驛前一帶

입력 : 1960-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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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代 「깡패」가 판쳐 구두 닦고 500환 요구…안 주면 행패 부산 찾는 길손 상대로

◇부산역 깡패라면 「부산깍장이」를 대표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들을 대별한다면 벙어리파, 토키파, 아갈보파, 사길이파 등이 있다. 다른 지방에서 부산에 오는 길손들을 상대로 공갈, 협박, 털치기 심지어는 강도 노릇까지 하여 의젓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때 자유당 배경으로 행세를 하다가 4·26사태로 지하로 들어갔으며 개중엔 지금 형무소 신세가 되고 있는 자도 많다.

그러나 아직도 벙어리파만은 날뛰고 있으며 족보 없는 송사리 깡패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

◇요즘은 주로 전라도 사투리를 하는 10대 소년 깡패들의 행패가 심하다. 이들의 행동을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벙어리파=어느 정도 사리를 판단하며 체면을 지킬 줄 아는 기성 깡패에 비해 질적으로도 낮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대단히 포악하고 중앙동 거리를 중심으로 학생, 상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2) 기성 조직 잔당=세칭 「마사이찌」파, 섭이파, 칠성파 등과 같은 기성 조직은 체계가 무너졌다. 잔당들이 간혹 어둠을 따라 밤거리에 나타나 시계 등을 털치기 해 먹고 살고 있다.

당국의 단속 눈치를 살피면서 신파를 조직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영웅심에 도취된 이들은 동광동 부근에서 다른 깡패들과 서로 다투어 솜씨를 한 번씩 보이고 있다.

(3) 꼬마 깡패=이들은 하숙 안내, 구두닦이 등 소년들로 아무 조직 없고 4, 5명씩 짝을 짓고 길손들에게 주먹 행세를 하고 있다. 주로 역전, 중앙동, 동광동 사창굴을 중심으로 놀아나고 있다. 구두닦이들은 손님이 구두를 닦으려고 길거리 의자에 앉으면 흘낏 눈치를 살펴본 후 『구두 좋습니다. 길 내어 드릴까요』 한마디부터 던진다. 손님은 멋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한다. 닦고 난 다음 5백 환이란 엄청난 돈을 요구하곤 시비를 걸어 주먹질을 한다. 밤에는 역전 앞 골목마다 진을 치고 3, 40명씩 모여 15, 6세 되는 놈들이 제법 담뱃불을 손가락에 끼고 추잡한 유행가를 부르며 길손들을 때리고 덥쳐 털어먹고 산다. 하숙 안내자들은 『다방 「레지」 등 어여쁜 색시가 있습니다』 하면서 소리치며 거리로 돌아다니다가 어수룩한 사람만 걸리면 역전 부근, 동광동 사창가로 데리고 가는데 이는 반강제적이다. 끌려가기만 하면 창녀들과 짜고 의복, 구두 등을 몽땅 가지고 달아난다. 시골뜨기 손님들은 다음날 아침 「판쓰」 바람으로 오도가도 못 하는 수가 드물지 않게 있다.

(4) 유동 「깡패」=일정한 부대가 없고 굴다리 밑, 유흥장, 본 역 기차가 도착할 시간 등을 찾아다니며 소매치기, 시계 털기 절도로써 수입을 보고 있으며 호주머니 안에 몇 푼이라도 들어있는가 하면 5백 환짜리 판잣집 사창가에 틀어박혀 코를 골며 낮잠을 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10대 소년 범죄자들은 전쟁고아 또는 불행한 가정에 태어나 부모나 형제간의 따스한 사랑, 손길에서 격리된 아이들이나 개중에는 부유한 가정에서 고등교육까지 받은 자도 있으나 가정환경이나 부모들의 가정교육의 결여로 이러한 악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깡패들의 소굴, 역전을 중심한 동광, 중앙동에선 매일 4, 5명의 희생자들이 폭력일소를 경찰에 갈망하고 있다.

[사진]◇부산의 방문이 털치기 소굴(원 내는 근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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