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여인토막시체 살인사건은 불륜이 빚은 비극이었다.
경찰은 사건발생 13일만에 피해자 魏達莫씨(여·36)와 불륜관계를 맺어 오던 12년 연하의 가구공장 회사동료 郭成鎬씨(24)를 범인으로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사건발생
지난달 23일 오전 2시께 술에 취해 자취방으로 돌아온 郭씨는 자신의 방에 먼저 찾아와 알몸으로 누워있던 魏씨가 성관계와 결혼을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면서 말다툼을 벌였다.
같은 달 5일 魏씨가 다니는 가구공장에 취직한 郭씨는 며칠 뒤 우연히 魏씨와 한차례 정을 통하게 됐다.
범행당일 郭씨는 말다툼 끝에 魏씨가 욕설과 함께 텔레비전리모컨을 던지면서 『불륜사실을 사장에게 알리겠다』고 하는데 격분, 부엌에 있던 흉기로 가슴 복부 등을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사체유기
魏씨를 살해한 郭씨는 사체를 방안에 둔 뒤 휴일을 맞아 애인 金모양(22)을 만나 놀다가 여관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인 24일 회사에 출근해 곧바로 퇴근한 뒤 오후 3시께부터 2시간동안 자취방의 화장실 겸 욕실서 사체를 절단했다.
郭씨는 부엌칼과 망치로 사체를 하복부→목→양 팔꿈치 순으로 다섯 토막 낸 뒤 각각 학생용 가방과 과자박스에 세 묶음으로 나눠 포장했다.
郭씨는 하체부분은 이날 오후 8시께 인근 경기도 미금시 금곡동 H아파트 주변 쓰레기수거차량 적재함에 버렸다.
이어 水原역으로 간 郭씨는 이날 오후 10시53분 통일호 411호 부산행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조치원과 大田구간서 머리가 든 학생용 가방을 차창 밖으로 던지고 상체가 든 과자박스를 열차의자 사이에 둔 채 大田역에서 내려 다시 새벽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수사
부산경찰청과 東部경찰서는 피해자의 연고지인 경기도 城南 남부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수사를 편 끝에 숨진 魏씨의 前남편 朴모씨(43) 내연관계인 尹모(47) 鄭모씨(32)등 10여명을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추적을 하던 중 4일 밤 郭씨를 검거해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당일 郭씨가 魏씨와 함께 퇴근했고 水原역에서 20대 남자가 박스를 갖고 타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에 따라 수원역에서 3백여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郭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궁했으나 알리바이를 대며 완강히 부인하는 바람에 범인 검거가 지연됐다.
경찰은 郭씨가 애인의 전화내용을 도청해 이를 토대로 집중 추궁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 받고 증거물로 범행에 사용된 망치, 범행 후 욕실의 피를 씻어낸 옥시크린세제 핏자국이 남은 노트 바지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피의자주변
郭씨는 국민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잃고 지난 92년 아버지마저 여의었으며 2남3녀의 형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K전문대 일어일문과를 중퇴한 郭씨는 지난93년 공군을 제대한 뒤 경기도 주변 가구공장 도장공으로 일해왔으며 연립 다세대주택의 2층 방1칸을 세내 혼자 자취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