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 동거남 토막살해 전말...그릇된 사생활이 빚은 참극

입력 : 1997-07-10 00:00:00 수정 : 2009-02-14 16: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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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울산에서 발생한 30대 주점여주인의 연하 동거남 토막살인사건은 범행 수법 잔인성과 대담성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남편을 두번이나 사별한 중년여인과 돈을 노린 연하의 유부남이 빚어낸 참혹한 종말이라는 점에서 현대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범인 황영애씨(36)는 지난 8일 오전 1시께 술에 만취해 술집에 있다며 집으로 전화한 연하의 동거남 최규진씨(31)를 택시로 집에 데려왔으나 심한 욕설과 폭행을 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황씨는 최씨 사체를 2시간여 걸쳐 수십토막을 내고 지문을 없애는 등 참혹하게 처리해 20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식당용 대형냉장고에 넣어둔 후 동생에게 시체처리 문제를 의논하려다 동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황씨는 경찰에서 "돈만 요구하고, 인생이 불쌍해서 잘 대해 줬는데 자주 폭행을 하고 딸을 추행까지 해 심한 갈등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황씨는 지난 80년 첫 남편 이모씨(당시 26세)와 결혼했으나 이씨는 결혼 3년만에 딸(현재 18세)과 아들(16세)를 둔 상태인 지난 83년 부부싸움 끝에 투신자살했다.또 지난 90년 결혼한 두번째 남편 조모씨(46)는 아들 하나(6세)를 두고 지난해 8월 폐렴으로 숨졌는데 조씨와 노동판에서 함께 일을 하던 최씨가 이때 위로하며 황씨에게 접근,둘은 지난해 9월부터 동거해 왔다.

동거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자 유부남인 최씨는 이혼 경비 명목으로 2천만원의 돈을 요구하며 황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또 지난 2월부터 황씨의 딸을 성추행하고 "아이들을 제거해야 부부가 잘 살 수 있다"며 황씨의 막내아들의 배를 발로 차는 등 상습 폭행,황씨의 모정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그런데 황씨는 2년전 동맥유(피가 막히는 병)로 뇌수술을 받았는데 최근 최씨로부터 머리를 자주 맞아 상태가 악화,수술을 한 부산백병원에 지난 4일 진찰예약까지 했으나 최씨가 꺼리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울산 YMCA 이희자 실장(41)은 "물질만능과 가정을 경시하는 왜곡된 사회풍조가 주범"이라며 "남자에게 상습 폭행을 당하고 딸까지 추행을 당했을 때 한 여자가 가진 정신적인 충격과 한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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