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 때 부산 해운대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던 전 해운대구청장 김홍구(50·사진)씨가 피살된 뒤 암매장됐다는 진술이 확보돼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21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달 29일 실종됐다며 가족들이 최근 경찰에 행방불명 신고를 해왔다.
이에 따라 김씨의 행방을 쫓던 경찰은 김씨와 함께 모 이벤트업체에서 일하던 문모(44)씨로부터 김씨가 경북 청도군에서 납치,피살된 이후 암매장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문씨는 주범으로 추정되는 어모(52) 김모(36)씨 등 2명으로부터 김씨의 행선지를 사전에 알려주는 방법으로 납치 범행에 공모한 뒤 어씨 등으로부터 사례금을 지급받기만 했을 뿐 범행 현장에는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씨의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9일 경북 청도군 청도역 앞에서 차량으로 납치된 이후 며칠간 용의자들에게 끌려다니다 지난 4일께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씨는 김씨 납치 이후 어씨 등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들이 김씨에게서 금품을 빼앗기 위해 협박하다 실패하자 김씨를 살해한 뒤 경남 양산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장소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씨의 진술에 따라 경찰은 수사대를 급파,시신을 찾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김씨가 현금 1억여원이 든 통장과 신용카드 등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돈을 노려 납치했으나 결국 비밀번호 등을 확보하지 못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의 행적을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21일 문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했다. 김씨는 지난 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부산시 문화관광국장과 해운대구청장 등을 역임한 고위 관료 출신으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 해운대구청장 후보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2위로 낙선했다.
이현우기자 hooree@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