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갑출의 낚시천국] 바다 날씨와 낚시인의 안전

입력 : 2010-03-04 15:31:00 수정 : 2010-03-04 18: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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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맞바람·파도 피하는 곳이 최고의 포인트

영등철 낚시는 기상악화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대포 형제섬의 낮은 여에 내린 낚시인들이 갑자기 너울파도가 일자 낚싯배로 철수를 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의 공포에 싸여 있다. 3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에 이어 이번엔 칠레에서 아이티보다 1천 배나 강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혔다. 가까운 일본은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20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는 소동까지 발생하였다.

비록 우리나라는 지진과 해일에 대한 공포를 거의 느끼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복받은 나라지만,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이라면 지진과 해일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진과 해일은 바닷가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과 가까이 있는 우리나라 낚시인들은 지진에 의한 쓰나미에 더욱 많은 신경이 쓰이는 게 현실이다.

낚시인들의 안전에 가장 크게 위험을 미치는 요인은 바다 상황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이다. 지진에 의한 쓰나미뿐 아니라, 갑자기 변하는 날씨 역시 낚시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모든 낚시인들이 안전한 낚시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낚시와 날씨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요즘은 많은 낚시인들이 낚시를 가기 전 전화정보 일기예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일기예보에 비바람 불고 주의보가 터진다는데 낚시가방 둘러메고 갯바위로 나갈 사람은 아마 없을 게다. 모처럼 낚시 갈 계획 잡아놓고 매일같이 주말 날씨가 어떨지 가슴 졸이는 사람들. '파고가 얼마인지, 바람이 어떤지….'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일일예보와 주간예보가 있다. 그리고 날씨와 풍향, 풍속, 파고 등을 나타내는 숫자들이 주루룩 나온다. 경험 많은 낚시인들이야 그 숫자들만 봐도 그 지역 상황이 어떨 거란 걸 대충은 경험을 통해 알겠지만, 초보자들은 그 숫자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앞으로 바다가 어떤 상황이 될 것인지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풍향'은 그날의 바람 방향을 나타낸다. 낚시를 가는데 바람 방향이 왜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람의 방향을 알고 가면 내가 내리는 포인트가 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는 곳인지 등을 지는 곳인지 알 수가 있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 강하다 싶은 날에는 풍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풍속'은 바람의 세기를 나타낸다. 풍속이 초속 14m 이상으로 3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유의파고가 3m 이상으로 예상될 때 '풍랑주의보'가 발효된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낚싯배의 출항이 제한되므로 출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 않더라도, 해상날씨가 풍속이 초속 12~13m라면 그날은 낚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부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포인트 욕심이 앞서 맞바람이 치는 곳에 내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특히 바람이 조금이라도 강하게 불 때는 유명 포인트보다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최고의 포인트다.

'파고'는 파도의 높이를 나타낸다. 파고가 0.5~1m라면 낚시인들이 흔히 말하는 '바닥 장판같이 좋은 날'이고, 파고가 1~2m 정도라면 낚시를 하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파고가 2~3m라면 낚시는 할 수 있지만, 되도록 안전한 포인트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며, 낚시를 하는 도중에도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파고가 3m 이상이라면 낚시를 포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날씨를 미리 알아보고 출조를 하더라도 바다는 언제라도 급작스럽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수시로 기상청 특보상황을 참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간만의 차가 큰 사리 물때에 낚시를 할 때는, 들물이 시작되면 파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갯바위에 내려보면 만조 시 바닷물에 잠기는 곳인지 어디까지인지 물에 젖은 갯바위 색깔을 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다. 갯바위 경사가 완만한 곳에서 들물에 낚시를 할 때는, 수시로 뒤를 돌아봐서 혹시라도 퇴로가 물에 잠기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낚시 장비들은 항상 만조선보다 최소한 3~4m 이상 뒤쪽의 높은 곳에 올려둬야 한다.

몇 년 전 다대포 형제섬에서 겪은 일이다. 잠잠하던 바다가 갑자기 거칠어지더니, 불과 몇 분 사이에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높은 너울파도가 낮은 여를 덮치면서 그곳에 있던 낚시인들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파도도 잔잔했고 바람도 약한 날이었는데, 입질이 활발한 부시리를 낚느라 정신없이 낚시에 몰두하던 도중 갑자기 바람이 조금 불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드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돌풍과 함께 높은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필자가 있던 갯바위 앞쪽에 있는 작은 여에 내렸던 낚시인들이 갑자기 높아진 파도 때문에 갈팡질팡 하는 틈에, 높은 너울파도가 악마처럼 입을 벌려 세 사람을 바다 속으로 끌고가 버렸다.

다행히 세 명 모두 구명복을 입고 있었던 덕에 낚싯배에 의해 구조는 되었지만, 날씨가 좋더라도 작은 여에 내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날 사고는 '돌풍' 현상에 의해 발생한 것이었다.

육지나 바다에서 자주 일어나는 돌풍은 찬 기온과 따뜻한 기온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현상이라 예측하기가 어렵고, 특히 바다에서 이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나 해마다 많은 낚시인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낚시인 여러분은 바다 날씨는 한순간에 변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낚시를 떠나기 전은 물론 낚시 도중에도 수시로 일기예보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또한 되도록이면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대피로가 있는 곳에 내리는 것이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이제 영등철에 접어든다. 바닷가 사람들이 영등철이라 부르는 음력 2월은 일년 중 바다 날씨 변화가 가장 심하고 바람이 많이 분다는 점을 참고하고, 항상 일기예보에 신경을 써서 안전한 출조가 되길 바란다.

월간 바다낚시 & 씨루어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