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289> 창원 용두산

입력 : 2011-01-27 16:22:00 수정 : 2011-01-28 10: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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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떠나는 가족 산행 … 둘레길 걷다 굴도 따고 …

다른 산행에 비해 용두산 꼭대기까지 단박에 올랐지만 정상이 선사하는 경관은 경박하지 않았다. 멀리 '저도 연륙교'와 '콰이강의 다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열심히 일한 당신, 조금만 기다리자!' 휴일이 자그마치 5일이다. 몇 년 만에 찾아온 '황금연휴'다. 그러니 이럴 때는 '다이아몬드 연휴'라 불러야 마땅하다.

하지만 등산 마니아한테 이 기간은 어쩌면 '좀 쑤시는 불편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가족을 두고 무작정 떠나기도 뭣하다.

'산&산' 팀은 '하루라도 산에 안 가면 등산화에 가시가 박히는 분(?)'들을 위해 설 연휴에 갈 만한 산을 찾아 고민하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에 있는 용두산(龍頭山·202.7m)을 골랐다.



산행 거리는 7.8㎞. 3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그렇다고 얕잡아 보다간 큰코다친다. 산행과 요즘 열풍인 둘레길을 걷는 두 배의 재미가 있다.

물때만 맞추면 홍합, 바지락 등의 해산물도 거저 얻을 수 있다. 다만 채취할 때 마을 주민에게 미안한 마음은 조금 갖자. 대신 당부한다. 절대 혼가 가지 말고 가족, 연인과 함께 가자. 가족애와 애정이 배가 될 것이다.

산행은 버스정류소에서 시작해 고기고횟집~용두산 정상~192봉~제1·2·3바다구경길~종합안내간판 고갯길~버스정류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초기 용두산 정상을 찍고, 지난해 조성한 '저도 비치로드' 둘레길을 걷다가 다시 용두산 능선을 넘는 코스다. 낮은 산 높이를 감안해 전체적으로 산행과 둘레길 걷는 시간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기점 부근 저도 연륙교와 나란히 있는 일명 '콰이강의 다리'는 '연인의 다리'라고도 부른다. 사랑도 두 사람의 마음을 잇는 대업이니 괜찮은 별칭 같다. 차는 못 다니고 세 사람 정도가 걸을 만한 너비이다. 평일이지만 가족과 연인들이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콰이강의 다리를 배경으로 10여 분 걸어 '고기고횟집'을 경유, 용두산 들머리로 진입했다. 들머리 입구에 대밭과 억새밭이 조화롭게 자랐다.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겠다.

횟집에서 키우는 개가 '산&산' 팀을 보고 한참을 짖다 지칠 무렵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10분 정도 걸으니 전망이 좋은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바다에는 양식 오만둥이(일명 주름미더덕·흰멍게)를 수확하는 어선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300여m를 올라갔다. 쉴 만한 바위가 있었는데, 아직 쉴 정도는 아니라 그냥 지나쳤다.

산행 시작 후 40분 만에 용두산 정상에 올랐다. 아마 역대 '산&산' 코스 중 가장 빨리 정상을 밟은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용두산 정상에서 저도 연륙교를 바라봤다. 다리는 구복리와 저도를 연결하는데, 마치 철로 만든 무지개 같다. 구복리 앞바다에 낚싯배가 정체를 빚듯 빼곡했다. 굴 양식장의 부이가 초파일 연등처럼 달렸다.

연륙교 건너편에 옥녀봉(176m)도 보였다. 저도 주변에 나비섬, 곰섬, 닭섬, 자라섬, 고래머리, 징섬, 북섬, 장구섬 등 섬 모양에서 이름을 딴 섬들이 바다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뒤돌아 남해 쪽을 바라봤다. 거제도, 고성군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육지 산의 정상에서 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산행대장은 용두산에는 유독 까마귀가 많이 산다고 했다. 해안가 주변에 싱싱한 먹잇감이 많아서일까? 까마귀의 '까악까악' 울음을 들으며 하산이 아니라 가던 길을 재촉했다.



정상에서 15분 정도 내리막길(300m)을 걸었다. 길이 반들반들해서 보폭을 줄여야 했다.

잠시 뒤 '저도 비치로드 종합안내도' 간판이 나왔다. 이곳은 이번 산행에서 주요한 지점이다. 비치로드를 따라 걷고 나서 능선을 타고 잠시 뒤에 이 지점을 또다시 통과해야 한다. 눈여겨봐야 한다.

안내도 간판에서 169봉을 거쳐 192봉까지 20분 만에 도착했다. 비치로드 정비를 할 때 등산로 구간마다 이정표를 잘 설치해 크게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대신 갈림길이 자주 나와서 용두산 초행 산행 시에는 헷갈릴 우려가 있겠다. 192봉에서 컨테이너선, 원양어선이 떠 있는 바다를 봤다.

산행 초기 정상을 밟아 수월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내리막 오르막이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보폭을 제때 조절해야 했다. 192봉에서 평평한 능선을 따라 20분 정도 걸었다. 형체만 남은 앙상한 묘 1기가 보였다. 잠시 뒤 이정표가 나타났다. 왼쪽은 제1전망대, 오른쪽은 제2전망대로 가는 길의 폭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본격적으로 비치로드로 접어들었다. 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다. 바다 냄새와 솔잎, 떡갈나무 잎의 향이 뒤섞여 푸근했다. 바닷물도 맑아 속이 훤히 비친다. 이런 길이 400여m 계속됐다.

제2전망대에서 300m 정도 다시 능선을 타니 사각정자가 나타났다. 20분 정도 만에 제1바다구경길 이정표가 나타났고, 연이어 10분 간격으로 제2, 제3바다구경길 이정표가 나타났다. 세 번째 바다구경길에서 해변으로 내려갔다. 등산객 몇이 바닷물 빠진 돌 틈에서 굴을 따고 있었다. 이곳은 음력 보름쯤에는 오후 3시 전후로 썰물이 시작돼 10여m 정도 물이 빠진다고 했다. 시간만 잘 맞추면 굴, 홍합, 바지락 등을 제법 딸 수도 있겠다. 육지 산행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밋거리가 생겼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올라와 등산로를 다시 만났다. 여기부터 300m 정도 오르면 앞서 강조한 '비치로드 종합안내도' 간판을 만난다. 표고 10m에서 130m까지 오르기 때문에 오늘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코스가 아닌가 싶다. 길이 지그재그형으로 나 있어 그나마 수월했다. 대략 25분이 걸렸다.

안내도 간판을 보니 반가웠다. 이제부터 본격 하산이다. 10분 정도 날랜 보폭으로 걸었다. 집수정을 만나 억새밭을 통과했다. 들머리에 있던 고기고횟집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었다. 측백나무 숲을 20여m 걸었다. 숲 끝자락에서 1차로 아스팔트 도로를 만났다. 200m 정도 걸어서 종점인 버스정류소에 도착했다.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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