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8천여 년 전 신석기 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인골과 무덤이 무더기로 발굴(부산일보 2월 17일 2면 보도)돼 화제를 모았던 부산 가덕도 유적에서 이번엔 양팔에 조개팔찌를 찬 인골이 발굴됐다. 가슴에 10개의 대형 피조개 껍데기가 덮여 있는 인골도 함께 나왔다.
한국문물연구원(원장 정의도)은 1일 부산 강서구 성북동 1194의 2번지 부산신항 준설토 투기장사업 부지 일대에서 조개팔찌와 조개목걸이 등의 조개 장신구를 한 신석기 시대로 추정되는 인골 2기가 추가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마무리 조사 작업 중인 가덕도 유적에서 지금까지 모두 48기의 인골이 확인됐다. 인골과 함께 6점의 옥제품, 500여 점의 흑요석, 60여 점의 토기도 발굴됐다.
가덕도 공동묘지서 발굴
인골 덮은 대형 조개더미도
이번에 발굴된 인골 2기 가운데 장년기로 추정되는 인골은 오른팔에 3개, 왼팔에 5개의 조개팔찌를 차고 있었고, 20여개의 조개를 매단 조개목걸이도 하고 있었다. 국내 신석기 인골에서 조개목걸이와 양팔에 동시에 조개팔찌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또 유년기로 추정되는 인골에서는 대형 피조개 껍데기 10개가 일렬로 가지런히 상체를 덮고 있었다. 피조개 껍데기는 가운데가 원형으로 크게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이다. 1971년 부산 영도 동삼동 조개무지에서 나온 신석기 시대 유물인 일명 '조가비 탈'과 유사하다. 하지만 눈 코의 사람 얼굴 형상이 분명하게 드러난 영도 동삼동 출토 조가비 탈과 달리 큰 구멍만 나 있는 상태였다.
발굴 책임자인 정의도 원장은 "양쪽 팔에 조개팔찌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 미뤄 인골의 주인공들이 상당한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이고, 이곳 유적지가 계급사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 본 하인수 한국신석기학회 회장은 "가슴에 피조개 껍데기를 덮고 있다는 것은 국내선 처음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의미있는 유물이다. 시기는 대략 BC 4천500~5천 년으로 추정되는데 조개팔찌는 그 당시 교역품으로 사용됐을 정도로 사회적 신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개팔찌를 했다는 것은 당시 이를 패용한 사람들이 특별한 신분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달식 기자 do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