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참혹한 현실에 던져진 제3세계 어린이들
입력 : 2014-07-19 07:55:21 수정 : 2014-07-21 14:49:11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조정연
마을 주민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시에라리온의 소년병.
와이즈만 BOOKs 제공모하메드는 여덟 살 때 소년병이 됐다. 시에라리온 반군 소속의 소년병들이 모하메드의 가족을 죽이고 모하메드를 총으로 위협했다. 모하메드가 소년병이 된 것은 시에라리온의 내전 때문이었다.
전쟁은 시에라리온의 북동쪽에 묻혀 있는 다이아몬드 때문에 시작됐다. 옆 나라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이 다이아몬드에 욕심을 내서 전쟁을 일으켰다. 그런데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국제 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해 라이베리아 군대를 시에라리온의 반군으로 둔갑시켰다.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은 어린이들을 더한 고통으로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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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조정연 |
반군은 아이들에게 술, 담배, 마약을 줘 정신을 몽롱하게 한 뒤,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도록 세뇌를 했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시에라리온 내전은 2002년 종료됐다. 하지만 많은 소년병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재활 치료를 받았다. 내전을 일으켰던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2013년 9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시에라리온 특별 법정 재판부에서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다.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는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에서 인간 이하의 학대를 받고 있는 아홉 명의 어린이가 겪는 처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세계 곳곳에서 어린이들은 단돈 10만 원에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유괴 납치돼 외국으로 팔려가 강제 노동과 성매매 희생자로 전락한다. 아직도 지구촌 54개국 어린이들은 강제로 소년병이 돼 어른들의 싸움터에서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소년 알스하드의 사연도 가슴 아프다. 알스하드가 네 살되던 무렵이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아버지 친구가 알스하드에게 수면제가 든 사탕을 먹였다. 알스하드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팔려가 낙타몰이꾼이 됐다. 낙타몰이꾼으로 팔려 오는 아이들의 몸값은 500~1천 달러. 고귀한 아이들의 영혼이 고작 100만 원의 돈 때문에 짓밟히고 있다. 낙타몰이꾼 아이들은 일부러 굶주림을 강요당한다. 아이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낙타 경주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속 65㎞로 달리는 경주용 낙타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제3세계 어린이들의 참상을 통해 왜 이들을 도와야 하는지 깨닫게 하는 책이다. 책은 8년 만에 나온 개정판으로 일부 사례 가운데 변화된 상황을 첨가했다. 본문 곳곳에 QR코드를 넣는 등 생생한 교육 자료도 추가했다. 초등 고학년용. 조정연 글/이경석 그림/와이즈만 BOOKs/204쪽/1만 1천500원. 김상훈 기자 n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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