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가수 아이유의 신곡 '제제(ZeZe)' 가사를 두고 성적 해석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지식인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문제가 됐던 부분은 아이유가 '제제'에 대해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제제'의 가사를 썼다"며 "주인공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고 그래서 굉장히 매력 있다"고 소개했던 것.
그는 "어린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제가 가진 성질이 참 섹시하다고 느꼈다"며 "내가 그 아이의 두 가지 모습에 막 휘둘려지는 게, 또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게. 참 어마어마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제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설명했다.
아이유가 5살 어린 남자아이인 제제를 '섹시하다'고 표현한 점, 또 아이유 앨범 재킷 사진에 핀업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제제의 모습 등이 논란을 부추겼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속 제제는 5살의 남자아이. 특히 제제는 가정학대를 받았고, 작가 조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루수 자신을 투명한 인물이기 때문에 아이유의 해석은 옳지 못하다는 비난이 뒤따랐다.
이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국내에 들여온 도서출판사 동녘은 "제제는 학대의 아픔을 가진 5살 소년"이라며 "교활하고 더럽다는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대중의 여론이 아이유의 비난으로 거세지자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다. 제제는 출판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동녘을 향해 "저자도 책을 썼으면 해석에 대해선 입 닥치는 게 예의"라며 "저자도 아니고 책 팔아먹는 책장사들이 뭔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지"라며 과격한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소원'의 원작 소설가 소재원은 "예술에도 금기가 존재한다"며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누군가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후의 보류는 지켜져야 예술은 예술로 남을 수 있다. 그보다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평론가 따위의 말장난이 더 화가난다"고 허지웅을 언급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소설가 이외수도 거들었다. 그는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 대지 마세요, 라는 경고문을 보게 된다"며 "왜 손 대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함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논란이 번지자 아이유는 6일 오후 "제 가사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느 "어린이가 언급된 문장에서 굳이 섹시하다는 단어를 사용해 오해를 야기한 저의 불찰"이라며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흥분되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욕심을 부렸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 그 결과로 상처 입으신 분들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사진=로엔 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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