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배우 정은지보단 아직까지 에이핑크 정은지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그렇다고 배우 타이틀이 어색한 건 아니다. 정은지는 그 이름이 걸맞도록 노력했고, 그렇게 거듭났다.
10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에서 정은지는 강연두 역을 맡아 12부작의 극을 이끌어왔다. 연두는 세빛고의 사고뭉치 2학년 학생으로, 스트리트 댄스동아리 리얼킹의 부장이자 이후 치어리딩 동아리의 부장이 되어 친구들을 이끌어 가는 인물.
스트리트 댄스동아리 리얼킹은 우등생들의 모임인 응원부 백호와 사사건건 부딪혔다. 하지만 서로의 목적을 위해 치어리딩 동아리로 뭉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며 화합해 나갔다.
연두는 그 속에서도 당차고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똑부러진 성격을 가졌다. 잔정도 많고, 불의는 참지 못하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충실한 꾸밈 없는 10대다. 그 모습을 정은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랄하고도 공감 가는 모습으로 그려냈다.
학생이라는 겉모습과 교복이 정은지에게 익숙하고, 또 잘 맞아 떨어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첫 작품이 ‘응답하라 1997’이기 때문. ‘응답하라 1997’에서 정은지는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뱉어내는 여고생 성시원으로 분해 자신의 끼를 방출했다.
당시 정은지는 차진 사투리와 생활 연기로 눈길 끌었고, ‘응답하라’ 시리즈의 흥행에 초석을 다졌다. 단연 자신의 고향 말투이기도 한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후 정은지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다시 연기에 도전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자신의 나이보다 조금 더 높은 성숙한 이미지의 인물로 분했고, 첫 표준어 연기에 도전했다. 조금은 어색했다는 평이 뒤따랐지만, 곧바로 이어진 KBS2 ‘트로트의 연인’에서는 인간 차춘희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이번 ‘발칙하게 고고’에서 정은지는 표준어 연기 등 모든 부분에서 안정기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아쉽게도 '응답하라 1997'과 달리 시청률에선 부진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 편이 배우라는 이름을 형성해가는 정은지에게는 공부와 노력이라는 시간을 안겨줬을 수도 있다. 스타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으로 보이지만, 정은지 만이 해낼 수 있는 캐릭터로 착실히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그의 다음 작품이 주목된다.
사진=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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