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요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은 어떨까. 중국 출신 라맨 허 감독의 ‘몬스터 헌트’는 이 같은 발칙한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아주 먼 옛날 요괴가 세상을 지배했다. 인간들이 전쟁을 일으켜 요괴들을 깊은 산 속으로 추방했다. 인간계와 요괴계는 분리된 채 오랜 평화를 누린다. 하지만, 두 세계의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전설의 ‘요괴왕자’ 탄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평화는 깨진다.
모든 위협으로부터 요괴왕자를 지키려는 요괴계 왕후는 인간계로 넘어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영녕촌의 송천음(정백연)의 뱃속에 요괴왕자를 잉태하게 만든다. 또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자 요괴 사냥꾼 사소남(바이바이 허)은 천음과 우스꽝스러운 동행을 하기에 이른다.
감독은 남자의 임신이라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코믹한 상황을 만들었다. 또 천음과 사소남을 통해 통상적인 남녀 역할을 완전히 뒤바꾸는 것으로 웃음을 배치했다. 특히 요괴왕자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천음과 사소남의 대화는 웃음의 백미다.
이처럼 ‘몬스터 헌트’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을 완벽하게 빗겨간다. 또 나름의 반전을 거듭하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여기에 컴퓨터그래픽(CG)는 요괴와 인간의 만남을 어색하지 않게 연결해주며 톡톡 튀는 스토리를 더욱 빛나게 했다.
특히 감독은 요괴들에게 부드러운 질감을 입혀 귀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천음이 잉태해 태어나게 된 요괴왕자 후바는 요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귀여움이 잔뜩 묻어난다.
사실적이면서도 과하지 않은 요괴 표현은 라맨 허 감독이 앞서 애니메이션 ‘슈렉3’, ‘쿵푸팬더:다섯 용사의 비밀’ 등을 통해 기술을 연마했기에 가능하다. 감독은 자신의 경력을 이번 영화에서 유감없이 발휘했고, 인간과 요괴의 만남을 유쾌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영화의 소소한 포인트라면 대륙의 여신 탕웨이의 출연. 탕웨이는 극 중 크게 비중 있는 역할을 맡진 않았지만, 그녀만의 분위기와 색다른 캐릭터 표현으로 재미를 더했다. 12일 개봉.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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