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한 여자를 만나 사랑했고,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사랑한 여자의 딸에게 또 다른 감정을 느꼈다. 영화 ‘세상끝의 사랑’은 두 여자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파격적인 소재를 품고 있다.
배우 조동혁은 자영(한은정)과 유진(공예지), 모녀의 마음을 앗아간 동하를 연기했다. 그는 이 같은 파격적인 사랑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을지 속내가 궁금했다.
조동혁은 “소재 자체는 파격적이었지만, 인물 관계나 과정이 재밌었다”며 “그리고 딸하고 진한 멜로였다면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딸을 좋아하는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 베드신도 마찬가지”라며 “연기하면서도 여자로 대한 게 아니라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애 보듯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걸리지 않았던 부분.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동하와 유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않아 걱정됐다.
그는 “유진에 대해 다르게 생각했다면 영화의 의도와 맞지 않았을 것 같다”며 “다만 감정과 관계에 관해 설명이 부족해 조금 불편하게 넘어가더라”고 수긍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설명이) 없는 게 맞는 것 같다”며 “감정적인 게 보여줬다면 충동적인 베드신이 거짓처럼 보일테니까”라고 설명했다.
조동혁은 극 중 공예지와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했다. 그는 ‘애인’ 등의 작품을 통해 여러 차례 베드신을 경험했다. 그래도 남들 앞에서 자신의 알몸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는 “남들 앞에서 보여줘야해서 힘든 건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라면서도 “남자는 그래도 남자니까. 그리고 여자는 그래도 여자이다 보니까 그런 순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도망가면 여자는 피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촬영 끝나면 먼저 자리에서 뜨지 않는다”고 자신만의 배려 방법을 얘기했다.
노출 자체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주위 시선은 신경 쓰지 않으려는 주의다. 무엇보다 호흡을 맞춘 후배 공예지를 칭찬했다.
조동혁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 (베드신) 횟수를 줄이겠지만, 단순히 베드신 때문에 못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앞으로 벗으면 얼마나 벗겠나. 쓸데없이 벗는 것도 아니고”라고 웃음 지었다.
“대단하죠. 그리고 용감해요. 여자는 여자거든요. 용기 내서 하겠다고 했어도 주저주저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른 표현이 없어요. 멋졌어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 베드신은 수월하게 찍었다. 앞서 말했든, 감정이 없는 충동적인 베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하는 감정이 들어가면 다른 느낌이 나온다”며 “감독님의 요구대로만 찍었다. 그래서 다른 감정신보다 오히려 편했다”고 설명했다.
조동혁은 김인식 감독과 두 번째 만남이다. 스크린 데뷔작 ‘얼굴없는 미녀’(2004) 이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단역이었기에 그때의 기억이나 일화는 희미하다. ‘두 번째 호흡’이라는 것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했다.
그는 “나를 싫어하지는 않는다는 건 있었다. 그 느낌이 아직 기억난다”며 “그래서 별로 교감이 없었는데도 친근한 느낌이 있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건데 낯설지가 않았다”고 떠올렸다.
조동혁은 여전히 노력 중이다. 더 나은 배우를 위해.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연기를 위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올해는 트레이닝 받는 게 있어요. 연기 트레이닝은 아니고요. 이걸 다듬으면 조금 나아질 것 같다고 해서요.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고요. 뭔지는 비밀이에요. (웃음) 연기에 필요한 것들인데, 이를 통해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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