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대종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52년이란 권위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시상식이 제대로 치러질지도 의문이다.
제52회 대종상은 시상식을 하루 앞둔 19일, 남녀주연상에 오른 후보자 전원 불참 소식이 전해졌다. 파행이 예상됐다. 그리고 20일에는 새롭게 신설된 '나눔화합상'의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남녀 신인상 주요 후보인 여진구 설현 등의 불참 소식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사실 대종상을 둘러싼 잡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후보작 선정은 물론 수상자(작) 발표를 둘러싼 논란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던 문제다. 1996년 '애니깽'이 그랬고, 2009년 '하늘과 바다'도, 2012년 '광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마다 '더 공정한 시상식'을 다짐했지만, 오히려 잡음은 더욱 더 다양해졌다.
올해 대종상은 시상식의 출발을 알리는 첫 공식 기자회견부터 시끄러웠다. 지난달 1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참석하지 않을 경우 상을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참석 여부로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것에 당연히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대중은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후 대종상은 이를 두고 갈팡질팡, 권위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다.
그리고 황정민 하정우 손현주 유아인 김윤진 전지현 엄정화 김혜수 한효주 등 남녀주연상 후보 모두 '불참'을 예고했고, 남녀 인기상 수상자인 김수현 공효진 역시도 대종상 레드카펫에 서지 않는다. 또 여진구 설현 등 신인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모습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고작 2주 남겨두고 '급한' 섭외에 들어간 탓에 일정 조율이 어려웠다. 외부의 차가운 시선과 달리 대종상 측은 52년 '권위'의 시상식에 후보 배우들이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고 믿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엔 유료 투표가 문제됐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기상 투표를 유료로 전환했다. 이에 참여하기 위해 인기투표 어플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 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당연히 공정성은 이미 안드로메다까지 멀어졌다. 배우의 사진이 잘못 올라간 것은 애교 수준이었다.
또 중국 배우 수상과 관련해서도 대종상은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렸다. 보도자료를 통해 고원원과 순홍레이가 해외부문 남녀주연상 수상을 위해 영화제를 찾는다고 알렸다. 그러다 그 다음날 "이들은 아직 후보이며 수상 결과는 미정"이라는 보도자료를 보냈다.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또 그 다음날 수상 확정 소식을 보냈다. 스스로 조롱거리를 자초했다.
대종상은 지금까지의 논란과 문제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20일 또 한 번 사건을 터뜨렸다. 더 이상 무너질 권위도 없어 보인다. '나눔화합상'이라는 상을 신설, 그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다시금 입방아에 올랐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대종상 측은 김혜자에게 '나눔화합상'을 놓고 쓸데없는 '밀당'(?)을 펼쳤다. 그리곤 결국 19일 "수상이 어렵다"고 했다. 김혜자 측은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대종상은 20일 오후 7시 40분부터 KBS2를 통해 생중계 된다. 하지만 참석보다는 '불참' 소식에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한 새 출발'을 다짐했던 대종상의 바람은 시작부터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
사진=대종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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