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명장면②, '응팔'을 관통하는 주제 '남편 찾기'

입력 : 2016-01-17 11:53:40 수정 : 2016-01-17 14: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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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두 가지 큰 줄기는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 그리고 '응답하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남편 찾기'다.
 
'응팔'의 전반과 중반에는 가족, 이웃의 정을 많이 보였다면 중반 이후부터는 덕선(혜리)과 정환(류준열), 택이(박보검)의 사랑과 함께 다른 인물들의 러브스토리가 그려졌다. '짠내'나는 정환이의 이야기와 함께 '응팔'에서 이뤄진 세 커플의 명장면을 꼽아봤다.

1. 정환과 덕선의 초 밀착 담벼락신

쌍문동 골목 5인방이 다니는 쌍문고와 쌍문여고는 같은 날 같은 곳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덕선의 요청으로 장기자랑에 나선 동룡(이동휘), 선우(고경표), 정환은 학생주임에게 들켜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때 덕선과 함께 도망친 정환은 좁은 담벼락 틈으로 숨었다. 두 사람은 가슴을 맞대고 완전히 밀착해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쩔 줄 몰라하던 정환은 이날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덕선에게 마음을 품게 된다.
 
이 장면은 첫 사랑의 풋풋함이 화면 바깥까지 느껴질 정도로 정환에게 있어선 결정적인 장면이다.
 
2. 6년 만에 덕선에게 고백하는 정환. 그런데?
 
6년의 시간이 흐른 94년. 이제 성인이 돼 만난 다섯 명은 오랜만에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이때 정환은 동룡의 "니가 프로포즈 하는 거 한 번 보고 죽는게 소원이다"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갑작스럽게 덕선에게 고백한다.
 
정환은 공군사관생도의 피앙세 반지를 꺼내며 "덕선아. 나 너 좋아해"라고 고백했다. 멍한 덕선에게 정환은 고등학교 시절 학교 함께 가려고 대문 앞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린 것, 독서실에서 올 때까지 밤 늦게 기다린 것 등을 말하며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라고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
 
마지막으로 "옛날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나 너 좋아. 사랑해"라고 다시 한 번 고백했다.
 
그러나 정환은 마지막에 동룡을 보며 "됐냐? 이게 니 소원이라며" 고백이 연기인 척 했다. 동룡과 선우 역시 "친구끼리 무슨. 소름 돋았어"라며 진짜 고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정환은 과거 덕선을 몰래 훔쳐보던 기억, 비오는 날 우산들고 기다리던 기억, 남 몰래 문 뒤에 숨어 덕선을 보고 미소 짓던 기억 등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엔 피앙세 반지를 식당에 그대로 두고 나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3. 본격적인 최택의 역습
 
덕선의 선택을 받은 남자주인공이 택이로 밝혀져 '어남류(어차피 남주인공은 류준열)'를 믿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택이 역시 꾸준히 덕선에게 마음을 전달해왔다. 다만 덕선이 못알아챘을 뿐.
 
첫째, 중국에서 열린 국가대항전에서 기적의 5연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택이는 친구들과 기쁨을 나눌 생각에 얼른 집에 돌아왔다. 택이의 방 앞에 나란히 선 친구들은 한 명씩 택이에게 포옹하고 격려했다. 마지막 덕선의 차례에서 택이는 앞서 친구들과 다르게 이번에는 먼저 덕선이를 안았다.
 
둘째, 첫눈 오는 날 짝사랑하던 선우에게 고백받고 싶었던 덕선은 결국 빗나간 첫사랑에 좌절하고 만다. 이런 기막힌 타이밍에 택이는 덕선에게 전화해 둘이 영화보러 가자고 말했다. 이 장면이 담긴 6회가 방송됐을 때는 아직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종영한 지금에 와서 보면 택이가 남편 후보로 혜성같이 등장한 장면이었다.
 
4. 적극적인 최택의 키스 & '어남택' 확정
 
기원에 갔다 돌아온 택이는 덕선을 만나 함께 집에 들어갔다. 수면제 좀 그만 먹으라고 타박하는 덕선을 뒤로하고 택이는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잠시 후, 잠에서 깬 택이는 눈 앞에 덕선이가 자고 있는 걸 봤다. 택이는 눈을 뜬 덕선을 보고 바로 달콤한 키스를 감행했다.
 
하지만 택이는 다음날 아침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덕선에게 밤에 언제 집에 갔냐고 묻고, 덕선은 "너 잠들고 집에 바로 갔다"고 말해 간밤의 키스가 꿈이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6년 후, 덕선과 승무원 동료들은 북경으로 대국을 간 택이를 보러 갔다. 덕선은 자신의 방에 문제가 생겨 택이 방으로 갔다. 택이와 덕선은 서로 자신이 소파에서 잘테니 너는 침대에서 자라며 투닥거렸다.
 
이때 덕선이 약 많이 먹으면 몽유병처럼 돌아다닌다고 타박하자, 택이는 내가 덮칠 수 있으니 꼭 문 잠그라고 응수한다. 이때 덕선이는 "왜 또 키스하게?"라며 과거 간밤의 키스가 꿈이 아니었음을 얼결에 말해버렸다.
 
그 말을 들은 후 택이는 6년 간 참아왔던 것처럼 박력 넘치는 키스를 선보였다. 이후 2016년으로 와서 덕선의 남편(김주혁)이 "난 고등학교 안 다녀서"라고 말해 학교를 안 다녔던 최택이 남편으로 확정됐다.

5. 늑대의 유혹? 정봉(안재홍)의 유혹!
 
쌍문동 오락실에서 초등학생들과 싸움을 벌인 정봉은 결국 방학동 오락실로 홈그라운드를 옮겼다. 그 곳에서 '보글보글'의 엔딩을 보고 한 판 더 하려다가 험악한 인상의 아저씨들과 시비가 붙어 결국 도망치게 됐다.
 
비 오는 날 아저씨들에게 쫓기며 골목을 누비던 정봉은 마침 우산을 쓰고 걷고 있던 덕선이 친구 미옥(이민지)의 뒤에서 함께 우산을 쓰고 등장했다. 이 장면은 영화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이청아를 완벽히 패러디(?)하며 본격적인 '봉블리'의 시작을 알린 장면.
 
이후 정봉은 운명같은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지론을 가진 미옥에게 "어떻게 이런 우연이. 아냐, 이게 운명인가?"라고 말해 두 사람의 사랑을 시작하게 됐다.

6. 쌍문동에서 맺어진 첫 인연의 첫 결혼식, 그리고 마무리

'응팔' 마지막 회의 사실상 주인공 커플은 선우와 보라였다. 88년부터 보라누나를 짝사랑하던 선우는 여러번 거절 당했지만 결국 보라의 사랑을 쟁취했다. 하지만 보라가 사법시험에 전념하겠다며 이별을 통보했고 둘은 6년간 헤어져있었다.
 
그러던 중 보라는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쓰레기' 김재준(정우)와 소개팅을 하기로 했으나 사정상 나오지 못하게 돼 선우에게 대타를 부탁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른 채 소개팅 자리에서 6년 만에 만났고, 이번에는 보고 싶었다는 보라의 말에 다시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은 결혼을 속삭였지만 동성동본 문제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 없음을 이야기해 승낙을 받아냈고 결국 오랜 헤어짐을 이겨내고 결혼에 골인했다.
 
선우와 보라 커플은 메인 커플이었던 덕선과 택이 못지 않게 큰 비중을 보였으며, 마지막으로 극의 다른 축인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결혼사진으로 극 주제 전체를 아울렀다.
 
그리고 이 결혼식은 쌍문동 골목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마지막 행사로 그려지며 '응팔'을 마무리 짓게 됐다.
 
이처럼 '응팔'에서의 '남편 찾기'는 정환의 짝사랑으로 시작돼 덕선과 택이의 만남, 정봉과 미옥의 MSG 첨가에 이어 선우와 보라의 맺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비록 정환의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다른 세 커플의 이야기가 11주의 시간을 가득 채우며 시청자들이 미소를 띄게 했다.
 
누구나 공감하고 추억할 수 있었던 가족과 이웃간의 정, 첫사랑과 지금 사랑을 전하는 장면들은 두고두고 '응팔'의 팬들의 가슴에 남아있을 것이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쳐, 홈페이지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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