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저희 인연이요? PC통신 나우누리 게임동호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웃음) 그 때가 제 나이 19살, 지금 제 옆에 있는 김석현 디렉터는 23살이었어요. 돈도, 배경도 없었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은 최고였죠."
원조 국민게임 '드래곤플라이트'의 개발자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34)와 이 회사 김석현 디렉터(38)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넥스트플로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바일 슈팅RPG '엘브리사'의 원형도 이 모임에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맺은 두 사람의 인연은 취업 이후로도 이어졌다. 2000년 중반 게임개발사 펜타비전에서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아티스트로 다시 만난 김민규 대표와 김석현 디렉터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진 것처럼 때마침 각각 담당하고 있던 프로젝트도 무산됐다. 둘은 회사를 나왔다.
이들은 한 달에 몇 천만 원의 수익만 내보자는 심정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에 의기투합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높아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펜타비전에서 함께 일하던 또 다른 2명의 멤버도 개인시간을 할애해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넥스트플로어의 김민규 대표(좌)와 김석현 디렉터. |
'드래곤플라이트'의 개발은 김석현 디렉터가 그린 스케치 두 장으로 시작했다. |
물론 부침도 있었다. '드래곤플라이트' 인기가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매출 면에서의 고전은 피했지만, 이 게임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는 적잖은 압박을 느꼈다. 창업 4년여 만에 직원 숫자가 4명에서 120여명으로 규모로 확대, 이에 따른 책임감은 결코 작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회사 덩치가 커지면서 매출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더라"면서도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처음의 목표에는 절대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좋은 게임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은 게 우리의 바람"이라며 "단순한 퍼블리싱을 넘어 공동개발 형태에 가까운 신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고 그 첫 번째 타이틀이 '크리스탈하츠'"라고 덧붙였다.
넥스트플로어는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우수 게임을 발굴, 여기에 넥스트플로어가 보유하고 있는 서버, 게임운영 등 노하우를 접목한 모습으로 시장에 게임 타이틀을 선보여 나갈 예정이다. 파트너사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의 자금도 투자된 상태다.
현재 DMK팩토리의 '크리스탈하츠',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개발중인 '데스티니차일드',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프로젝트K' 등 3종의 협력 타이틀을 준비중이다.
이 외에도 넥스트플로어의 인디정신이 녹아있는 독립개발실 '지하연구소'에서 개발중인 플레이스테이션4 타이틀 '키도'를 비롯해 RPG장르의 신작게임 등 다수의 프로젝트가 내부에서 담금질을 거치고 있다.
"회사에 있어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사람'입니다. 직원들에게 회사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지하연구소라는 하나의 일탈 구역을 제공하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고, 이러한 인디정신이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넥스트플로어는 앞으로도 게임을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디렉터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게 넥스트플로어만의 색깔이기도하고요.(웃음)"
한편, 넥스트플로어는 올해 일본지사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국에서 론칭한 기존 넥스트플로어표 게임들을 시작으로, 퍼블리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bstoday@busan.com
< 저작권자 ⓒ 비에스투데이(www.bstoday.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