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와 도경수, 완벽한 두 얼굴이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엑소의 멤버 디오와 영화 ‘카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에서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표현한 도경수는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디오와 도경수의 간극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도경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선택한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작품에서는 무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장점인 것 같다”고 바라봤다. 화려하고, 멋있는 역할은 아직 기회가 닿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4일 개봉되는 이은희 감독의 영화 ‘순정’에서도 도경수는 일편단심 수옥(김소현)만을 바라보는 순정남 범실을 연기했다. 투박하고 촌스러운 도경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점이 도경수를 ‘순정’으로 이끌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연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 작품을 지금까지 해 왔다”며 “평소 나한테 없는 모습이거나 많이 보여드리지 못한 성격의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성격과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게 재밌다”며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닮은 구석이 전혀 없진 않다. 한 사람을 향한 일편단심이나 남자답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건 범실과 똑 닮았단다. 또 “부끄러워하고, 수줍어하는 모습들은 남들과 똑같은 학생이었던 열일곱 내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도경수는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 등과 함께하지만,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도경수와 김소현이 끌고 간다. 그리고 이 5인방 중 맏형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주연의 무게감을 모르고 했다”며 “5명 모두 주연이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오히려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손을 내둘렀다. 이어 “촬영 기간에는 친구처럼 지내자고 약속했다”며 “다만 회식 자리는 주도했던 것 같다. 주류도 사오고”라고 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1993년생의 도경수는 태어나지도 않은 1991년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그는 그 당시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그보다는 감성에 집중했고, 현재나 과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당시 물건이나 음악에 관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알지 못했던 노래인데 김민우의 ‘사랑일뿐야’가 진짜 와 닿았다. 가사도, 멜로디도 범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같았다”고 느낀 점을 소개했다.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영화에 나오는 곡을 배우들과 같이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순정’을 통해 과거를 연기한 도경수에게 10년 후 미래를 물었다.
“어떤 배우나 가수가 되겠다 보다 10년 후에 저 자신이 봐도 멋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요.”
사진=강민지 기자
황성운 기자 bstoday@busan.com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