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요모조모] 두 가지 기록, 세계 최장시간·헌정사상 첫 상임위원장단 사회

입력 : 2016-02-26 17:35:25 수정 : 2016-02-26 17: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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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이어지는 필리버스터에 온 국민의 촉각이 곤두세워진 지금, 이번 필리버스터가 두 가지 주목할만한 기록을 세웠다. 이에 어떤 기록인지 살펴봤다.
 
▲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이어진 필리버스터
 
테러방지법 독소조항 삭제 요구로 시작된 야권의 필리버스터가 26일 오후 5시가 지난 현재까지 계속되며 필리버스터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
 
23일 오후 7시 7분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5시간 32분 무제한 토론으로 시작된 야권의 필리버스터는 현재 13 번째 주자인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어가고 있다.
 
26일 오후 5시를 넘어서 계속 진행중인 필리버스터는 현재 70시간을 넘기며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의 단체 필리버스터 기록을 써나가는 중이다.
 
기존의 기록은 2011년 캐나다의 신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다. 신민주당은 우편노동자들의 처우와 관련된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소속의원 103명이 58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하지만 다수당이었던 보수당에 밀려 법안은 결국 통과됐다.
 
한국의 야권이 진행하는 필리버스터가 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26일 오전 5시께 필리버스터가 58시간을 넘기며 결국 세계 기록을 다시 세우게 됐다.
 


▲ 사상 첫 상임위원장단의 사회 진행
 
야권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나흘째인 26일, 국회의장단은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
 
본회의의 경우 국회의장단은 항상 의장석에서 사회를 봐야한다. 때문에 정의화(68) 국회의장과 정갑윤(66)·이석현(65) 국회부의장이 돌아가며 사회를 보고 있다.
 
의장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정의화 의장-이석현 부의장-정갑윤 부의장 순으로 돌아가며 사회를 보고 있다. 정 의장은 1시간 30분, 이석현·정갑윤 부의장은 2시간씩 사회를 본 뒤 휴식을 취한다.
 
의장단은 퇴근하지 못하고 잠시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정도로 집을 들렀다 오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체력 한계로 결국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 권한이 국회의 상임위원장단에게 이양될 예정이다.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 의장단 외에 다른 의원이 앉는 것은 사실상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6일 오후 16개 국회 상임위원회 및 상성특별위원회 위원장들에게 본회의 의사진행 담당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 의장은 공문에서 "지난 23일부터 의장단만으로 본회의 의사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바,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물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의장단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상임위원장은 오는 27일부터 3월 10일까지 3회 정도 하루 2시간씩 본회의 의사진행을 담당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공문에 따르면 정 의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임위원장 4명이 2시간씩 본회의 의사진행을 담당하도록 시간표를 작성했다.
 
현행 국회법에는 본회의 의사정리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부여하고 부의장이 의장 직무대행 권한을 갖도록 하고 있으나, 필리버스터와 같은 예외적 상황에 대한 사회권은 따로 규정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공문에서 "상임위 및 상설 특위 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직접 선출돼 의정 활동을 책임지는 국회직이므로 국회 의사운영에 있어 광의의 의장단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사진=포커스뉴스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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