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인간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틀 연속 꺾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수에 할 말을 잃었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국에서 211수 백 불계패를 당했다. 이세돌은 1국 186수 불계패에 이어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이날 대국은 전날과 달리 알파고가 흑을 잡고 이세돌이 백을 집었다. 특히 이세돌은 양 화점을, 알파고는 양 소목을 점하며 1국과 완전히 반대로 출발했다.
양 화점을 점하며 출발하는 바둑은 최근 유행하는 것으로 기세와 실리를 둘 다 잡는 전략이다. 1차전에서 허를 찔린 이세돌이 알파고의 변칙적인 수를 대비한 것으로 보이는 형세였다.
알파고는 초중반 변칙적인 수를 선보이며 이세돌을 장고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세돌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자신의 우세로 대국을 몰고갔다.
불리해진 알파고는 중반 이후 추격전에 나섰다. 상변과 중앙에 계속 강수를 두며 난전을 유도했다. 이세돌은 안정적인 행마를 보였지만 알파고는 날카로운 공세로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갔다.
유창혁 9단은 "알파고가 불리해보였는데 미세하게 좁혔다.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이때 이세돌의 실수가 나왔다. 알파고의 중앙 공격에 다섯 점을 떼주고 우상귀 흑집을 쳤다. 이 바꿔치기 과정에서 손해를 본 것.
이 결과 미세하게 알파고의 우세로 형세가 돌아섰다. 결국 이세돌은 알파고보다 먼저 초읽기에 몰렸다. 알파고는 끝내기에서 쐐기를 박았다.
이세돌은 선수를 빼앗기자 결국 돌을 내려놨다. 211수 백 불계패였다.
유창혁 9단은 "이세돌이 우세할 때 알파고 약점 공략에 소극적이었다"며 "알파고가 후반이 약할 것이라 평가했는데 오히려 이세돌을 압도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송태곤 9단은 알파고에 대해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을 계산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감탄했다.
사진=바둑TV 유투브 영상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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