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vs '화려한 유혹', 50부작 월화극 대전의 6개월

입력 : 2016-03-23 08: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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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부터 시작해 6개월간의 지난한 여정을 이어온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와 MBC ‘화려한 유혹’이 그 막을 내렸다. 지난 22일 종영한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은 50부작으로 첫 방송도, 그리고 마지막 방송도 함께 했다. 이 두 작품이 지나온 지난 6개월을 되짚어 봤다.
 
■ ‘육룡이 나르샤'는 강했다...'화려한 유혹'은 버텼다
  
지난 6개월간 월화극 1위를 지켜온 것은 ‘육룡이 나르샤’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일 첫 방송 당시 전국 가구 기준 12.3%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육룡이 나르샤’는 이후 13~15%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보였다. 특히 ‘육룡이 나르샤’는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3%를 기록하는 등 방송 기간 내내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을만큼 강했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한 유혹’이 나쁜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유혹’은 ‘육룡이 나르샤’와의 첫 방송 대결에서 8.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탄하지 않은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9.7%(2회), 10.1%(4회), 11.1%(7회), 12.1%(28회)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두 자릿수에 안착하기 이르렀다. 이후 종영 때까지 10%대 초반으로 버텼다.
 
이는 유아인 김명민 천호진 신세경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육룡이 나르샤’에 비해 화제성 적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임에도 불구, ‘화려한 유혹’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시청률 안정궤도에 오른 뒤에는 ‘육룡이 나르샤’와 4% 정도의 시청률 차이를 보이며 월화극 2위 자리를 지켜냈다.
 
■ 월화극 50부작, 화제성의 장단점
 
50부작이라는 장편드라마를 선보이게 될 경우에는 ‘모 아니면 도’를 염두에 둔다. 고정 시청층을 유지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경우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50부까지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가야 하고 편성 확정이 되지 않은 채로 조기종영을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16부작 혹은 24부작 미니드라마에 비해 50부작은 고정시청층을 잡을 경우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 앞소 밝혔듯 호흡이 길기 때문에 화제몰이만 할 수 있다면 언제든 시청률 반등의 기회가 찾아오곤 한다.
 
반면 초반의 화력에 비해 50부작이라는 긴 여정 때문에 점점 늘어질 수 있다는 것, 쉽사리 다른 시청층이 유입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진다. ‘화려한 유혹’은 50부작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육룡이 나르샤’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한 자릿수에서 출발해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 궤도에 진입하는 등 나름의 뒷심을 발휘했다. 반면 ‘육룡이 나르샤’는 초반의 화제성과 화력에 비해서는 뒷심이 부족한 느낌을 줬다. 
 
내용적 완결성과는 별도로 시청률은 초반 기세와 달리 20% 벽을 넘지 못했다. 초반 시청률과 화제성으로만 따진다면 20회 내에 20%를 훌쩍 넘겼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물론 그렇다고 '육룡이 나르샤'가 기록한 시청률이 대단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사극이다 보니 많은 인물 등 큰 줄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쉽사리 50부작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큰 벽을 가지게 했다.


 
■ ‘육룡이 나르샤’ ‘화려한 유혹’이 발견케 한 배우
 
50부작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케 한 배우들이 있다. ‘화려한 유혹’의 정진영과 ‘육룡이 나르샤’의 변요한, 윤균상이다.
 
정진영은 1988년 연극 ‘대결’로 데뷔한 이후 그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정진영은 ‘화려한 유혹’을 통해 ‘할배파탈’(할아버지+옴므파탈)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멜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극 중 강석현으로 분한 정진영은 70대 노인의 로맨스를 선보이며 여심을 자극했다.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랑을 보여주며 극에 흥미를 더했다. 이는 그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던 정진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눈길을 끌었다.
 
반면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젊은 신인 배우들이 눈에 띄었다. 유아인 김명민 천호진 등 기존에 큰 인기를 끌면서 그 연기력을 입증 받았던 배우들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변요한과 윤균상 등 젊은 신인들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들의 능력과 재능, 잠재력을 평가 받았다. tvN ‘미생’을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변요한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삼한제일검 이방지로 분해 진중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균상은 SBS ‘피노키오’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귀엽고 발랄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뿌리 깊은 나무’(2011) 속 무휼과는 다른 그만의 무휼 캐릭터를 완성했다.
 
사진=MBC, SBS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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