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 정식개원에 앞서 한달 전부터 시범운영을 겸한 외래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대기환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어요. 이게 바로 국내 장애 어린이들이 처해 있는 현실입니다." (넥슨 사회공헌팀 박이선 팀장)
게임기업 넥슨이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뛰어들었다. 오는 28일 개원을 앞둔 마포구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총 2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병원 건립과 초기운영에 필요한 440억원의 4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병원은 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들이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의료치료'뿐 아니라 사회에 독립된 자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사회 재활', '직업 재활'까지 연계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 전문 의료기관이다.
◆ 장애어린이 위한 국내 최초 전문재활병원
사실 어린이재활치료 영역은 낮은 의료보험 수가와 미비한 제도적 지원으로 인해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어려운 의료분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부품 꿈을 안고 어린이 재활분야 뛰어든 몇몇 병원들도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혀 성인재활병원으로 변경하거나 병원에서 의원급으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어린이전문재활병원이 202개, 독일이 140개, 미국이 40개 가량인 데 반해 국내에서는 장애 어린이를 위한 통합형 전문 재활병원은 전무한 상태다.
푸르메재단의 고재춘 기획실장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5년간 1만여 명의 일반 기부자와 넥슨을 포함한 500여 기업의 힘을 모았다"며 "우리 역시 당초 성인 대상의 재활병원 건립을 생각했었지만 그나마 성인들은 아이들에 비해 치료받을 곳이 많다고 판단해 방향을 수정했다. 우리 병원 역시 매년 3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넥슨의 박이선 팀장 역시 "병원 설립까지 지역사회와 적잖은 마찰도 있었지만 지금은 원만하게 해결된 상태"라며 "정식 개원이전부터 장애어린이 가족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아픈 어린이와 가족에게 희망의 공간이자 우리사회가 따뜻하게 보듬어 가야할 기관이다. 앞으로 이 병원은 국내 30만 장애 어린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든든한 친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넥슨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참여하기까지
넥슨은 이번 병원 설립 동참 이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핵심 키워드를 '어린이의 즐거움과 건강한 삶'으로 삼고, 국내·외 어린이들을 위한 '넥슨작은책방', 아이들의 올바른 독서 습관 함양을 위한 '상상씨앗 독서 프로그램', 소아병동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특히 넥슨은 2005년 소아병동을 방문을 계기로 장애 어린이와 아픈 어린이들의 건강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2년 9월 서울 자하문로에 문을 연 '푸르메재활센터'의 건립을 위해 10억원의 기부금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재활전문 병원건립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재단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3년 6월 지주사인 NXC, 넥슨코리아, 네오플 등 넥슨 관계사들은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넥슨은 기금 모금의 첫 단계로 푸르메재단과 가수 션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의 총 모금액 11억3200만원과 동일한 금액을 먼저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임직원 참여 봉사활동 및 유저 이벤트를 통한 기부금 조성, SNS 캠페인 등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며 병원 건립에 적극 참여해왔다.
또 2014년 12월23일 넥슨은 어린이재활병원의 안정적인 건립을 위해 병원 건설에 필요한 전체 440억 중 절반에 달하는 총 2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한다. 이에 푸르메재단은 병원 건립을 위한 넥슨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병원의 공식 명칭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확정했다.
한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마포구 상암동에 지상 7층 지하 3층(연면적18,557.73㎡, 약 5,560평), 입원 병상 91개, 낮 병상 40개 규모로 건립됐으며, 오는 28일 정식 개원 예정이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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