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재는 악인이라기 보다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뒷모습 그리고 그림자를 표현 하는 캐릭터예요. 그 그림자가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생각했어요."
배우 김강우가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서서히 파멸해가는 민선재를 맡은 가운데 이 인물에 대한 고뇌를 털어놨다.
김강우는 민선재를 어떤 심리로 연기했느냐는 질문에 "드라마 초반 선재의 악행은 온전한 자의가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백은도(전국환)에게 휘말려 죄를 하나 짓게 되니, 그것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악행을 해야 했다"며 "선재 또한 차지원(이진욱)의 가족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사랑해왔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해쳐야 하는 상황에 놓여 괴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민선재의 고통스러운 마음과 죄책감, 또 들킬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모든 걸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잃고 싶지 않았던 심리 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강우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반환점을 돌며 복수이야기도 본격화된 것에 대해 "민선재는 죄책감을 가지는 삶에서 모든 것을 파멸시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변하는 듯 하다"며 "아마도 인정사정 없이 폭주할 것이다. 앞으로는 지키기 위해 임기응변하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가지고자 하는 능동적 자세로 돌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부작인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현재까지 모두 12회가 방송됐다. 김강우는 그 중에서도 1회가 자신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고 했다.
그는 "1회에서 민선재는 아버지 같은 차회장(정동환)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백은도의 덫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불안과 공포를 동시에 보여줘야 했다"며 "이런 감정들이 겹겹이 쌓여 있어서 해당 장면을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다. 시청자들 역시 1회를 통해 민선재라는 인물을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강우는 "우리 드라마는 선과 악으로 나뉘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한 가지 감정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욕망과 탐욕 등 다양한 뒷모습과 그림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우리는 인생에서 숱한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때마다 자기 욕심에 먼저 손을 대게 된다"면서 "그것은 대부분 정당하지 않으나 사람은 그것을 정당화 시키려고 한다. 이런 것들을 그리며 끝이 없다는 듯 치고 달리고 폭주하는 것이 우리 드라마인 것 같다. 드라마가 강렬한 만큼 그림자도 참 길다"고 덧붙였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이김프로덕션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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